<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로마서 10장 8-10, 13-14절 (공동번역)
[8] 하느님께서 “말씀은 네 바로 곁에 있고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고 하셨는데 이것은 우리가 전파하는 믿음의 말씀을 가리켜 하신 말씀입니다. [9] 예수는 주님이시라고입으로 고백하고 또 하느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을 마음으로 믿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서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놓이게 되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게 됩니다. … [13]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을 얻으리라” 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14] 그러나 믿지 않는 분의 이름을 어떻게 부를 수 있겠습니까? 또 들어보지도 못한 분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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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을 예로 드는 것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조폭에는 두목이 있습니다. 그의 수하에 많은 졸개들이 따릅니다. 졸개들은 그들의 두목을 믿습니다. 그들이 칼부림하다가 경찰에 붙잡혀도, 두목이 꺼내 주든가, 그의 가족들을 굶지 않게 돌보아 줄 줄을 ‘믿고’ 두목을 따릅니다. 그래서 졸개들은 두목이 하라는대로 다 합니다.
우리들이 예수님을 믿는 것은, 적어도 조폭의 졸개들이 그들의 두목을 믿는 것보다는 훨씬 차원이 높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다가 만약 사탄의 졸개들에게 고통을 받게 되면, 반드시 예수님께서 우리를 고통에서 건져 주시든가, 아니면 비록 죽더라도 영원한 복락을 누리도록 보장하시고 계십니다.
조폭의 두목은 영원을 책임지지 못하지만, 우리 주 예수님은 영생복락을 책임지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예수님을 날마다 따르며, 예수님을 항상 마음으로 기뻐하며, 예수님의 삶을 닮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이것을 우리는 ‘믿음’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면, 예수님을 점차로 닮아갑니다. 적어도 세 가지 모습에서 예수님을 닮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째는, 예수님께서 하늘 보좌를 버리고 낮고 천한 인간세계에 ‘성육신’ 하신 것을 우리는 닮습니다. 세속주의자들은 지갑에 돈이 좀 생기면, 가난한 동네를 떠나 부자 동네로 가서 살기를 좋아합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섞이는 것 자체를 부끄럽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복음을 믿고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들은,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 신분이 낮은 사람, 무지한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즐거워합니다.
두번째로, 예수님을 닮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일을 기뻐하며 솔선합니다. 예수님께서 그의 제자들에게 본을 보이면서 ‘이렇게 하라’고 명령하신 일을 기억하십니까?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일이었습니다. 잡혀 돌아가시기 전날 유월절 만찬 자리에서 이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세번째로, 예수님을 닮아가는 일의 궁극적인 일로, ‘복음을 땅끝까지 전파하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예수님께서 그의 공생애 기간 동안 줄곧 행하신 일이었습니다. “온 유다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들을 세상에 보낸다”(요 17:18) 하셨습니다.
흔히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을 닮기를 바라는 이들이, 요단 강가에서 세례를 받으신 후 하늘을 우러러보시는 예수님을 닮기를 바라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엎드려 기도하시는 모습을 닮기를 바라고,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설교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성육신과 섬김과 복음을 전하는 일을 더욱 닮기를 주님은 바라십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예수님의 모습을 날마다 더욱 닮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