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오의 복음서 9장 35-38절 (공동번역)
[35] 예수께서는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가시는 곳마다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그리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36] 또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시달리며 허덕이는 군중을 보시고 불쌍한 마음이 들어 [37]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38]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청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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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복음학교를 경험한 것은 은퇴하고 난 후의 일이었습니다. 강원도 태백에 있는 예수원에 몇달 간 조용히 머물던 적이 있었습니다.
예수원이 복음학교 프로그램을 초청한 것인지, 복음학교가 예수원에서 복음학교 프로그램을 개최한 것인지는 잘 모릅니다. 하여간 예수원에서, 그 이름도 유명한 ‘복음학교’가 있을 것이라 해서, 저도 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한 주간 동안 복음의 진수를 호흡하게 해 주신 김용의 선교사에게 지금도 가슴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우리 참가자들은 모두 ‘느헤미야 기도회원’으로 초대받았습니다. 김선교사님께서, 빠지는 사람 없이 가담하기를 바란다고 해서, 우리는 모두 명단에 이름을 적었습니다.
일명 ‘24365기도’ 라고도 하는 이 기도프로그램은, 일년 365일 24시간을 줄곧 온 세계 모든 나라의 복음화를 위해서 하느님 앞으로 드려지는 기도였습니다. 한 사람이 한 시간 기도가 끝나면, 다음 한 시간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에게로 릴레이 되는 기도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새벽시간이 편리한 체질이어서, 새벽시간을 맡았습니다.
기도제목으로 ‘세계기도정보’라는 책을 사용했습니다. 세계 곳곳의 선교실태를 조목조목 메모해 놓은 책을 앞에 놓고, 정한 시간에 기도했습니다. 저는 이 책자의 기도제목 이외에도, 제가 알고있는 선교사님들을 위해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특별히 제가 목회 현직에 있을 때에 선교사를 파송했는데, 선교지 사정이 애매한 곳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몽골의 울란바타르가 그 중의 한 곳이었습니다. 그곳의 선교사의 상황을 듣지 못한지 오래 되었으므로, 더욱 애타게 기도했습니다. 그분이 살아 있는지, 어쨌는지, 만약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이면 알 수 있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또한 거기 추수할 새 일꾼을 좀 보내 달라고도 기도했습니다.
이렇게 매일 기도하다 보니, ‘느헤미야기도’ 프로그램의 목표가 성취되고 말았습니다. 그곳의 일꾼이 필요하다고 애타게 부르짖는 저 자신이 가면 되지 않냐는 생각이 문뜩 든 것입니다. 꼼짝없이 제가 가라는 말씀으로 알고, 더 이상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제 아내에게 함께 기도해 보자고 제의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그 해(2010년) 1월에 저희는 비록 젊은 세월은 다 지나고 말았지만, 저희들을 후계할 사람이 올 때까지 울란바타르에서 복음을 전하자며 떠났던 것입니다. 이것이 저희가 세계선교에 인연을 맺게 된 일련의 경위였습니다.
사도행전 13장에서 바울과 바나바가 최초의 선교사로 떠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안디옥교회도 중요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방 나라에 아직 복음을 들을 수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을 보내고 감독하려 했던 저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선교지로 가는 선교를 권합니다. 그러면 ‘안디옥교회’도 산다고 믿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세계 방방곡곡의 복음화를 위하여 저희가 마음을 다하여 기도하게 하옵소서. 그리고 그 어느날 선교사로의 부르심이 저희에게 있는 것을 깨닫게 되면 순종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