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모든 천사들의 기념일 (공동번역)
사도행전 12장 7-10절 [7] 그런데 갑자기 주의 천사가 나타나 베드로 앞에 서자 환한 빛이 감방을 비추었다. 천사가 베드로의 옆구리를 찔러 깨우며 “빨리 일어나라” 하고 재촉하였다. 그러자 곧 쇠사슬이 그의 두 손목에서 벗겨졌다. [8] “허리띠를 띠고 신을 신어라” 하는 천사의 말을 듣고 베드로는 그대로 하였다. 그랬더니 천사는 “겉옷을 걸치고 나를 따라오너라” 하였다. [9] 베드로는 천사를 따라 나가면서도 천사가 하는 일이 현실이 아니고 환상이려니 하였다. [10] 그들이 첫째 초소와 둘째 초소를 지나 거리로 통하는 철문 앞에 다다르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그래서 천사와 함께 밖으로 나와 거리의 한 구간을 지나자 천사는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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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4일 달도 휘영청 밝아, 달 노래가 저절로 나와서 저녁 산보가 한참 길어졌습니다. 저녁 산보에서 돌아오면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보름달이 없었더라면, 인생 역사에서 로맨스라는 것도 없을 뻔했잖우?” 아내도 그랬을 것이라 했습니다.보름달과 상관없는 외경 토비트서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토비트서에 라파엘 천사가 등장합니다. 인간에게 그리도 고마운 존재였던 라파엘 천사, 그는 모든 인생들에게, 한 번인 인생을, 섬김이로 살기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토비트서의 주인공 토비트는 의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실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와 온 집안이 이 불운을 벗겨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기도가 너무나 간절하여, 하느님께서 천사 라파엘을 보내어 돕게 했습니다. 토비트에게는 토비아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죽기 전에 아들 토비아를, 메대에 사는 친족에게 보내서 빌려 준 돈을 찾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토비아는 메대로 가는 길도 모르고, 아직 세상을 모르는 청년이었습니다.
이때 어디선가 나타난 한 도우미가 있었는데, 그가 천사 라파엘이었습니다. 그는 토비트를 만난 자리에서, 신분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토비트에게 자기는 토비트와 동족인 아자리아의 아들이라고 속입니다.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들 토비아는 라파엘과 메대를 다녀 오는 동안에, 아버지의 눈병을 고칠 수 있는 약도 얻게 되고, 메대에 갔던 일도 잘 보았을 뿐만 아니라, 토비아의 신부감도 만나게 됩니다. 신부감이라는 사람은, 일곱 번 씩이나 시집을 갔어도, 결혼 첫날 밤에 신랑이 죽곤 했던, 불운이 따른다고 소문난 ‘사라’ 라는 현숙한 여자였습니다.
천사 라파엘의 도움으로 그 괴악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방법도 알게 됩니다. 그래서 토비아는 사라의 아버지 라구엘에게 딸과의 결혼 요청을 했습니다. 또 비운을 만나면 어쩌나 염려하는 라구엘은 조심히 응락합니다. 첫날 밤을 초긴장 속에 맞이했습니다. 이튿 날 아침 늠름하게 신방을 나서는 사위를 바라본 라구엘의 기쁨은 하늘을 날듯했습니다.
결국 신부 사라의 온 집안도 행복을 찾게 되었고, 집에 돌아온 토비아가 가져온 양약을 써서 눈멀었던 토비트도 앞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자기 신분을 밝힌 천사 라파엘은 다시 하늘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모두는 해피 엔드로 토비트서는 막이 내립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동화같이, 전설같이, 끝나지만,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라파엘의 역할은, 세상 사는 사람 누구에게나 자기 이웃을 위하여 선한 이웃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가를 절감하게 합니다. “형제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고 다투어 서로 남을 존경하는 일에 뒤지지 마십시오.”(롬 12:10) 이것이 ‘행복으로의 초대’ 입니다.
<기도> 주 하느님, 이웃을 섬기는 것이 무슨 손해 보는 일로 여기는 잘못된 미망에서 저희 모두 깨어나게 하옵소서. 이웃을 돌보는 삶이 저희의 보람이요 기쁨인 것을 알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