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고린도전서 10장 8-12절 (공동번역 개정판)
[8] 어떤 사람들은 음행을 일삼다가 하루에 다 죽어 넘어졌는데 그 수가 이만 삼천 명이나 됩니다. 우리는 그들처럼 음행에 빠져서는 안 되겠습니다. [9] 또 어떤 사람들은 주님을 떠보다가 뱀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처럼 주님을 떠보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10]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불평을 하다가 살육의 천사의 손에 멸망을 당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들처럼 불평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11] 그들이 이런 일들을 당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는 경고가 되었으며 그것이 기록에 남아서 이제 세상의 종말을 눈앞에 둔 우리에게는 교훈이 되었습니다. [12] 자기 발로 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 * * *
( 1 ) 숲속에 살던 망아지가 이제 덩치도 다 커지고, 숲 밖 세상 구경을 좀 해 보겠다고 ‘뤼바덴’ 시 근교의 강물 구경을 나갔습니다. 거기서 강물과 이어진 늪을 발견했습니다. 이까짓 늪이야 하며, 덥벅덥벅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늪은 점점 깊어지고, 늪 바닥은 찐득찐득한 뻘이어서 발이 흙탕 속으로 점점 빠져 들어갔습니다.
망아지는 처음 겪는 일이어서 여간 당황스러운 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어미말들과 동료말들은 모두 숲속에 있어서 아무리 소리쳐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망아지는, 지금까지 숲속을 껑충껑충 뛰어다니던 일이, 꿈 속의 일인 듯하면서, 갑자기 죽음의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기 강뚝을 따라 자기 쪽으로 풀섶을 헤치며 다가오는 수염이 많은 아저씨가 보였습니다. 이크 저 사람에게 잡혀 죽는 것 아닌가 겁이 더럭 났습니다. 그래서 앞다리로 물을 헤치면서 발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뒷발은 꼼짝달싹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그 수염아저씨는 망아지 가까이 와서 그의 딱한 모습을 보더니만, 잡아가는 일을 단념한 듯, 오던 길을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잘됐다 생각하고 망아지는 다시 기운을 차려 물을 앞발로 차면서 앞으로 전진해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몸은 더욱 깊은 늪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조금 후, 그 수염아저씨가 다시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무슨 중장비 차량을 인도하면서 오고 있었습니다. 그 장비차 앞에는 커다란 집게 모양으로 큰 도구가 달려 있었습니다. 그것으로 자기 몸을 집어서 꺼내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았습니다. 아저씨는 무슨 결심을 했는지, 밧줄을 가지고 물에 들어와 망아지의 몸을 묶었습니다.
그러더니 아저씨 친구들에게 밧줄을 당기게하고, 아저씨가 친구들과 함께 ‘하나, 둘, 셋’ 하며 힘을 쓸 때마다, 열심히 당기고 밀고 했습니다. 마침내 망아지의 네 발이 다 뭍에 닿았습니다. 망아지는 곧장 도망쳐 숲쪽으로 달아나려 했습니다.
그러나 망아지는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수염 아저씨가 달려와서, 발에 감긴 밧줄을 풀어 주었습니다. 때는 이때다, 하며 다시 숲을 향해 도망치던 망아지는 몇 걸음 가다가 우뚝 섰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고 뒤돌아보고 뒤돌아보고 하던 망아지는, 다만 고개를 몇 번 숙이고 나서는, 쏜 살 같이 숲속으로 사라졌습니다.
( 2 ) 이 이야기는 동화가 아니라, 앞에서 말한 ‘뤼바덴’ 시의 근교에서 있었던 실화였습니다. 유투브에 실린, 영상을 겸한 이 스토리 속에서,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는 구원의 손길을, 고마워 할 줄도 모르고 노상 뿌리치기만 하던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여기에 소개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를 도우시는 성령님의 손길을 항상 의심하고, 벗어나려 했던 저를 용서하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저의 오늘이 있음은 오로지 성령님의 은혜입니다. 저를 구원과 영생으로 인도하시는 성령님, 늘 저와 함께 동행하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