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에서, 꾸중 아닌 격려를 듣자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연중 27주일의 본문 묵상 (공동번역 개정판)

{ 구약 } 이사야서 5장 2-4절. [2] 임은 밭을 일구어 돌을 골라내고 좋은 포도나무를 심었지. … [3] 예루살렘 시민들아! 유다 백성들아! 이제 나와 포도밭 사이를 판가름하여라. [4] 내가 포도밭을 위하여 무슨 일을 더 해야 한단 말인가? 내가 해주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 포도가 송이송이 맺을까 했는데 어찌하여 들포도가 열렸는가?

{ 시편 } 80편 8-9, 14-15절. [8] 이집트에서 뺏어온 포도나무, 이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 자리에 심으신 후 [9] 그 앞에 땅을 가꾸시니 뿌리박고 널리 퍼졌사옵니다. … [14] 만군의 야훼여, 다시 한번 돌이키시어 하늘에서 굽어보시고 이 포도나무를 지켜 주소서. [15] 손수 심으신 이 줄기, 몸소 굳건히 세우신 이 햇가지를 붙드소서.

{ 서신 } 필립비서 3장 12-14절. [12] 나는 이 희망을 이미 이루었다는 것도 아니고 또 이미 완전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나는 그것을 붙들려고 달음질칠 뿐입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붙드신 목적이 바로 이것입니다. [13] 형제 여러분, 나는 그것을 이미 붙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고 앞에 있는 것만 바라보면서 [14] 목표를 향하여 달려갈 뿐입니다. …

{ 복음 } 마태복음 21장 37-41절. “[37] 주인은 마지막으로 ‘내 아들이야 알아보겠지’ 하며 자기 아들을 보냈다. [38] 그러나 소작인들은 그 아들을 보자 ‘저자는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이고 그가 차지할 이 포도원을 우리가 가로채자’ 하면서 서로 짜고는 [39] 그를 잡아 포도원 밖으로 끌어내어 죽였다. [40] 그렇게 했으니 포도원 주인이 돌아오면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41]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악한 자들을 모조리 죽여버리고 제때에 도조를 바칠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원을 맡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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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경기는 45분이 지나면, 10분간의 휴식시간이 있습니다. 선수들은 휴식하러 들어가 쉬면서, 감독에게 전반전 경기내용을 평가받습니다. 감독의 평가를 꾸중으로 들을 수 있지만, 똑같은 내용을 ‘후반전을 위한 격려’로도 들을 수 있습니다.

10월 초순인 지금, 농사 일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해의 추수와 결산이 한창 진행되는 때입니다. 우리들, 영적 추수가 관심인 이들에게는, 이웃사랑의 결실과 복음전도의 결산을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오늘의 주일본문들은 읽기에 따라서는, 하느님의 꾸중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격려로 받아야 더욱 옳습니다.

전반전을 마치고 만난 축구선수들에게, 감독이 ‘후반전 45분’을 앞두고 꾸중의 말씀을 하시더라도, 그것은 격려로 듣는 편이 훨씬 옳지 않습니까? 이것은 영적 사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남아 있는 3개월이 있는데, 이미 2023년은 ‘포기한 해’로 보낸다면, 그것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아닙니다.

중국 항쩌우에서 보내주는 아시안 경기 중계를 보니까, 승리를 하신 분들 가운데는 두 손을 펼쳐 하늘로 향하거나, 또는 두 손을 모으고 잠깐 감사의 묵도를 드리는 이들이 보였습니다. 우리들의 영적 싸움은 우리 자신의 영광을 위함이 아니요, 그리스도 예수의 승리를 위함이요, ‘하느님의 포도원의 풍성한 수확’을 위해서입니다.

오늘의 모든 본문들이 말씀하듯,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서 가장 아끼시고 아름다운 추수를 기대하시는 ‘하느님의 포도밭‘ 입니다. 이 고마운 사실을 마음에 새기면서, 지금껏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일찍 포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기일전하여,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결과의 한 해로 기록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하느님의 포도밭인 저희가, 수확이 대수롭지 못할 것 같아, 중도포기하지 않게 하소서. 저희의 이웃사랑의 결실도, 복음전도의 결실도 풍성히 차고 넘치도록 주 하느님께서 친히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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