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복음서 기자 루가의 기념일에 (공동번역 개정판)
{ 서신 } 디모데후서 4장 6-11절 [6] 나는 이미 피를 부어서 희생제물이 될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가 왔습니다. [7]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8]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날에 정의의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월계관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뿐만 아니라, 다시 오실 주님을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9] 그대는 속히 나에게로 오도록 힘쓰시오. [10] 데마는 이 현세를 사랑한 나머지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카로 가버렸습니다. 그레스겐스는 갈라디아로 갔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갔으며 [11] 루가 만이 나와 함께 있습니다. 마르코는 내가 하는 일에 꼭 필요한 사람이니 그를 데리고 오시오.
{ 복음 } 루가의 복음서 10장 1-6, 9절. [1] 그 뒤 주께서 달리 일흔두 제자를 뽑아 앞으로 찾아가실 여러 마을과 고장으로 미리 둘씩 짝지어 보내시며 [2] 이렇게 분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달라고 청하여라. [3] 떠나라. 이제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이 마치 어린양을 이리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구나. [4] 다닐 때 돈주머니도 식량 자루도 신도 지니지 말 것이며 누구와 인사하느라고 가던 길을 멈추지도 마라. [5]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댁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인사하여라. [6] 그 집에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 살고 있으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사람에게 머무를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 [9] 그 동네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 나라가 그들에게 다가왔다고 전하여라.
* * * *
(지난 10월 13일 아침, 저는 코로나 확진을 받고, 베트남 단기 선교를 가려던 일정을 연기하고, 닷새 동안 앓았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쓰던 말씀묵상도 멈추게 되었던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회복기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루가(Luke the Evangelist)는 희랍인으로서 초기기독교의 이방인 신자였습니다. 그는 안디옥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의사로 살고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도 그를 일컬어 “사랑하는 의사 루가가 문안하고”(골 4:14)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루가의 복음서’의 저자이며, 사도행전의 저자임이 틀림없습니다. 그의 문체와 용어사용의 습관으로 보아 두 책의 저자가 동일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별히 사도행전에는 ‘우리’를 주어로 사용한 부분(행 16-28장)에서, 루가가 바울선교단의 제2차, 제3차 선교여행에 동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누구라는 말은 쓰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이태리로 가던 도중 멜리데(몰타)섬 근방에서 조난 당한 일이라든지, 모진 역경을 바울과 더불어 당하고 있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의 본문(딤후 4:11)에서 “루가 만이 나와 함께 있습니다.” 라고 기록한 것은 문장은 간단해도, 옥중에 갇힌 채로 노년을 보내고 있던 사도 바울로서, 루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든, 동역하던 모든 사람들이 다 그를 떠나고, 이제 ‘루가 만이’ 대사도 바울 곁에 남아 있었다는 것은, 루가가 초기기독교의 선교를 위해서 얼마나 중대한 공헌을 하고 있었던 인물이었던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의사로서 바울을 도왔을 것이고, 복음증거자와 통역자와 대필자로서 바울을 도왔을 것입니다.
그의 복음서는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구원은 어느 민족에게나 선포되어야 한다는 것, 성의 차별, 사회적 신분에 관계없이, 만민을 위한 복음인 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을 위해서 만이 아니라, 오고 오는 모든 세대를 위해 신실하고도 친절한 복음증거자였던 루가를 기억하며 오늘 온 교회가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기도> 주 하느님, 신실한 복음 증거자 루가를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그의 신실함을 본 받아 저희들도 저희의 생애 동반자들에게 복음의 증거자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