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가 흘린 피의 책임을 질 것”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공동번역 개정판)

루가의 복음서 11장 47-54절 [47] 너희는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너희의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미고 있다. [48] 그렇게 해서 너희는 너희 조상들의 소행에 대한 증인이 되었고 또 그 소행을 두둔하고 있다.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였고 너희는 그 무덤을 꾸미고 있으니 말이다. [49] 그래서 하느님의 지혜가 ‘내가 그들에게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박해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50] 그러므로 이 세대는 창세 이래 모든 예언자가 흘린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51] 잘 들어라. 아벨의 피를 비롯하여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살해된 즈가리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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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하느님의 말씀을 등지고 모로만 가는 백성들을 향하여, 예언자 즈가리야는 애타는 음성으로 호소합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어찌하여 너희는 야훼의 계명을 어기느냐? 너희가 야훼를 버렸으니, 야훼도 너희를 버리리라.’” 라고 할 때에, 사람들은 한 덩어리가 되어 야훼의 성전 마당에서 즈가리야를 돌로 쳐죽입니다.(역대하 24:20-21)

히브리서는, 예언자들이 받은 고초들을 요약하여 설명하기를, “또 어떤 이들은 조롱을 받고, 채찍으로 얻어 맞고, 심지어는 결박을 당하여 감옥에 갇히기까지 하였습니다. 또 돌에 맞아 죽고, 톱질을 당하고, 칼에 맞아 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몸에 두르고 돌아다녔으며, 가난과 고난과 학대를 겪기도 했습니다.”(히 11:36-37)

사도들은 대부분 순교했던 것을 우리가 압니다. 십자가형을 당하기도 했고, 목베임을 당해 죽기도 했습니다. 4세기 초까지 계속된 로마제국의 기독교박해 하에서 죽은 이들은 대부분 극형을 당했습니다.

우리가 기독교인으로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그리 평탄한 삶을 살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인이면 누구나 박해를 당하고 매우 치명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공식은 없습니다. 다만 세속 권세가, 성도들이 예수님을 구세주로 모신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성도들을 불행한 삶으로 몰아쳐갈 때에는, 자기 몫의 십자가인 줄 알고 감당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 2 ) 일생 예수님을 공경하며 모진 수고를 바치다가, 오늘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세상을 떠난 두 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 프라이즈와이드, Frideswide, 680 – 727 } 프라이즈와이드는 옛 영국땅에 있었던 메르시안이라는 소왕국의 임금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두 개의 수녀원을 설립했는데, 공주인 프라이즈와이드가 그 중 한 곳의 수녀원장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옥스포드에는 그의 유적지가 남아 있습니다.

프라이즈와이드가 세운 수녀원 규율, 구제, 정결, 복종의 정신이 후대에 전해지면서, 15세기에 창설된 옥스포드대학이 그녀의 가르침을 계승했습니다. 한때 16세기의 교회 지도자였던 울지가 모든 수녀원을 제도적으로 변질시키려 했지만, 프라이즈와이드의 수녀원 설립정신은 보전되어 오고 있습니다.

{ 헨리 마아틴, Henry Martin, 1781 – 1812 } 영국 트루로 태생인 헨리 마아틴은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한 후, 복음 전도자가 되기로 작정하고, 26세에 인도 캘커타로 갔습니다. 거기서 그는 신약성경을 힌두스탄어, 페르시아어, 아랍어로 번역하여, 기독교학교를 세우고, 거기서 가르쳤습니다. 말년에 그는 페르시아로 가서 선교하다가 폐결핵으로 수년 간 투병하던 끝에 아르메니아에서 별세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자비하신 하느님께서 저희의 구원과 영생이시오니, 저희가 일생 주님께서 명하신 일에 헌신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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