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공동번역 개정판)
히브리서 12장 12-17절 [12] 그러므로 여러분은 힘없이 늘어진 손을 쳐들고 쇠약한 무릎을 일으켜 세우십시오. [13] 그리고 바른 길을 걸어가십시오. 그러면 절름거리는 다리도 뒤틀리지 않고 오히려 낫게 될 것입니다. [14] 모든 사람과 화평하게 지내며 거룩한 사람이 되도록 힘쓰시오. 거룩해지지 않으면 아무도 주님을 뵙지 못할 것입니다. [15] 여러분은 하느님의 은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도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여러분의 공동체 안에 독초가 생겨나 분란을 일으키고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16] 또 음란한 자나 음식 한 그릇에 장자의 권리를 팔아먹는 에사오 같은 불경스러운 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시오. [17] 아시다시피 에사오는 그 후에 자기 아버지의 축복을 받으려고 눈물까지 흘리면서 애원했지만, 거절을 당하였습니다. 자기가 저질러 놓은 일을 돌이킬 길이 없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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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지금까지 신약학자들이 연구한 바로는, 히브리서의 저자는 아마도 사도 아폴로일 것이라고 결론이 나 있습니다. 오늘 본문 12-13절을 보면, 아폴로의 주변에 있었던 교우들 가운데 기운이 떨어져 “손이 늘어진 사람”도 있었고, “쇠약한 무릎 때문에” 힘들어 하는 교우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육신의 연약함을 말할 수도 있지만, 영적인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일을 많이 하는 이들은 무릎도 다치게 되고, 또 무릎을 남달리 많이 사용해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교우들 중에는 열흘 전 쯤에 무릎수술을 받고 지금 고통스럽게 회복기를 보내는 이도 있고, 또 지난 수개월 동안 무릎 치료를 했는데도 아직 반년은 더 회복을 기다려야 하는 이도 있습니다니다. 하느님의 은총 안에 모두 “절름거리던 다리들이 온전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2 ) 14절 이하에서는 ‘영적 화평’을 위해 권고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과 화평하게 지내며 거룩한 사람이 되도록 힘쓰십시오. 거룩해지지 않으면 아무도 주님을 뵙지 못할 것입니다” 라고 했습니다. 화평하게 지내라 한 것은, 교우들 사이에 서로 불화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불화하게 되는 많은 원인들이 있습니다.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경우, 서로 주고 받은 말이 오해를 불러온 경우, 누군가가 두 사람 사이에 왔다갔다 하면서 이간질을 한 경우,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경우 등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사람들이 불화합니다. 그러나 이 불화한 관계를 그대로 둔 채 하느님의 심판대 앞에 설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빨리 서로 용서하고 화평을 가져 오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 3 ) 에사오가 장자권을 동생 야곱에게 팔아먹은 말씀을 어제 어느 목사님으로부터 의미깊은 묵상을 들었습니다. 에사오도 순간적인 욕심을 어거하지 못하고 귀한 장자권을 우습게 팔아넘긴 잘못을 범했다면, 동생 야곱도, 장자권이 뭐기에 형의 약점을 이용해서, 자기의 욕심을 채우려고 교묘하게 형을 속여, 평생 형제간의 우애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는 것 역시 큰 잘못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순간의 욕심을 다스리지 못해서 저지른 일체의 행동, 즉 마약, 섹스, 알코올, 게임, 죄악된 쾌락, 도박, 폭력행사 등등의 모든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는 현상을 ‘중독‘ 증세라고 그 목사님은 지적했습니다. ‘그런 것 못했다고 죽는 것 아니니까’, 순간의 저지름으로 영원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권유였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일시적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여, 하느님을 등지고, 저희 이웃들과도 등지고 사는 어리석음을 범치 말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