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한 선교사 형제들에게 영광의 날을!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크리스핀과 크리스피니안 형제의 기념일에

고린도전서 15장 51-58절 (공동번역개정판) [51] 내가 이제 심오한 진리 하나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죽지 않고 모두 변화할 것입니다. [52] 마지막 나팔 소리가 울릴 때에 순식간에 눈 깜빡할 사이도 없이 죽은 이들은 불멸의 몸으로 살아나고 우리는 모두 변화할 것입니다. [53] 이 썩을 몸은 불멸의 옷을 입어야 하고 이 죽을 몸은 불사의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54] 이 썩을 몸이 불멸의 옷을 입고 이 죽을 몸이 불사의 옷을 입게 될 때에는, “승리가 죽음을 삼켜버렸다. [55] 죽음아, 네 승리는 어디 갔느냐? 죽음아, 네 독침은 어디 있느냐?” 한 성서 말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56] 죽음의 독침은 죄요, 죄의 힘은 율법입니다. [57] 그러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58] 그러므로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굳건히 서서 흔들리지 말고 언제든지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십시오. 주님을 위해서 하는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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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크리스핀(Crispin)과 크리스피니안(Crispinian)은, 기독교 박해가 극심하던 주후 3세기, 로마에서 구두를 제작하며 살아가던 의좋은 형제였습니다. 그들이 누구에게서 복음을 들었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박해가 심하던 때여서, 그런 사항이 알려졌을 리가 없습니다.

이 형제들은 복음을 전하며 살고자 고올(오늘의 프랑스 북부와 중부지방)로 가서 구두를 제작하며 살았습니다. 마치 사도 바울이 천막을 만들어서 바울선교단의 선교비용을 충당했던 것처럼, 이들은 구두를 만들면서 모든 필요한 경비를 조달했습니다.

이들의 사업경영은 그리 어려움이 없었고, 더구나 고올 지방에서의 복음 전파도 매우 활발하여 크게 소문이 났습니다. 그래서 로마 황제 디오크레시안 때에, 기독교 박해가 극심하여, 이 형제들도 검거되어 고올로부터 로마로 압송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살해되던 주후 287년 이 형제들도 로마에서 순교 당했습니다.

( 2 ) “우리가 어둠의 자식들로 살던 불신의 시절을 벗어나, 복음을 믿고 영생의 약속을 누리며 살게 되면, 우리는 대뜸 이 세상으로부터 질시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여전히 어둠의 자식으로 이 세상을 살고 있다면, 세상이 우리를 미워할 까닭도 없고, 우리가 세상을 두려워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 주님 예수께서는 우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물론 우리들도 그분의 이름을 위하여 목숨을 바칠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죽음은 고귀한 죽음이어서, 그분의 죽으심으로 우리가 구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죽음은 그런 대속의 죽음일 수가 없습니다.

우리 성도들이 주님의 이름을 위하여 고난을 당하면, 우리 자신에게도 많은 유익이 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고난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불굴의 의지를 낳으며, 불굴의 의지는 소망을 낳고, 이 소망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성도들의 마음 속에 가득히 부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리겐의 ‘순교에의 권유’ 중에서 발췌)

( 3 ) 복음을 전하며 평생을 사는 일은 참으로 의미있고 귀한 일이지만, 그런 일생은 너무도 고달픕니다. 육신의 안락이라고는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고향 땅에서 복음을 전하며 살든지, 또는 국외선교사로 떠나서 살든지 간에, 그들의 삶에는 항상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재정적인 결핍과 인간적인 고독이 특별히 극복하기 어려운 점입니다.

대부분의 전도자와 선교사들은 후원자의 넉넉한 도움을 받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복음전도는 계속되어야 하고, 선교지 자체가 재정 충당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음활동이 축소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누구나 고독한 인생을 살게 마련이지만, 특별히 복음증거자(선교사)들은 저마다 고유한 상황의 고독을 안고 삽니다. 더구나 가족을 동반할 수 없다든지, 평생 독신인 경우, 격의없는 의논의 대상을 찾을 길이 없고, 기도의 동지가 있다 하더라도 너무 멀리 있습니다. 눈에는 아무 증거가 없어도, 하느님 만을 향해 매일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복음증거자와 선교사로 일생을 바치고, 목숨을 바치는 이들을 도와 주시옵소서. 그들의 삶과 사역을 통해 영광 받으시옵소서. 고독한 때에 친구가 되어 주시고, 필요할 때면 선교의 파트너도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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