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알프레드대왕의 기념일 (공동번역개정판)
{ 서신 } 로마서 6장 19-23절 [20] 여러분이 죄의 종이었을 때는 여러분은 정의에 예속되지 않고 제멋대로 놀아났었습니다. [21] 그 때에 여러분이 얻은 것이 무엇입니까?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들밖에는 없지 않았습니까? 그런 생활은 결국 죽음을 안겨줍니다. [22] 그러나 이제는 여러분이 죄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종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여러분은 거룩한 사람이 되었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23] 죄의 대가는 죽음이지만,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선물은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사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 성시 } 시편 1편 1-3절 [1] 복되어라. 악을 꾸미는 자리에 가지 아니하고 죄인들의 길을 거닐지 아니하며 조소하는 자들과 어울리지 아니하고, [2] 야훼께서 주신 법을 낙으로 삼아 밤낮으로 그 법을 되새기는 사람. [3] 그에게 안 될 일이 무엇이랴! 냇가에 심어진 나무 같아서, 그 잎사귀가 시들지 아니하고 제 철 따라 열매 맺으리.
{ 복음 } 루가복음 12장 49-52절 [49]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50]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을 다 겪어낼 때까지는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모른다. [51]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52] 한 가정에 다섯 식구가 있다면 이제부터는 세 사람이 두 사람을 반대하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을 반대하여 갈라지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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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요한복음 14장 27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오늘의 복음 본문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라는 말씀과 서로 모순되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두 가지 말씀은 그 말씀하신 취지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두 말씀은 모두 성립합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화해’를 의미합니다. 모든 인간이 그들의 죄 때문에 하느님을 등지고 살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피의 대가로, 모두가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 가신 참 평화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 곧,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는 말씀은, 하느님의 구원의 복음은 세속의 가치관과는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 때문에, 충돌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지, 이 세상을 싸움터로 만드는 것이 하느님의 본의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것을 명확히 먼저 가려드리고자 합니다.
{ 2 } 오늘은 옛 영국의 앵글로-색슨 족 임금이었던 알프레드대왕(Alfred the Great, 849 – 899)의 기념일입니다. 그의 부왕 에델월프는 일찍이 아들 알프레드가 네 살 때에 수종들을 붙여서 로마로 보내 교육을 받게 했습니다. 당시의 교황 레오는, 알프레드가 비록 나이는 어려도, 심성이 신실한 것을 보고, 그를 자기의 양자로 삼고, 장차 부왕을 계승하도록 왕세자로 책봉해 주었습니다.
그는 22세에 왕위에 즉위하여, 이웃 나라 덴마크와 죽도록 싸우던 군사 충돌을 종식시키고, 평화로운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체제와 국가 행정체제를 모두 바로잡은 후, 왕실의 재산을 기울여서, 곳곳에 교회 부속기관을 건설하고, 교육사업은 물론, 병자와 빈민을 구제하는 일, 여행자를 위해 숙소를 제공하는 일을 전국적으로 시행했습니다.
그는 매일의 업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성찬식에 참석하고, 특별히 기도서를 문맹자 서민들도 읽을 수 있도록 표기하는 방법을 고안하게 했습니다. 또 법전을 제작하여, 인간의 상식과 기독교의 자비의 정신을 벗어나지 않도록 법규를 작성함으로써, 나중에 영국의 법전으로 발전하도록 터전을 잡았습니다.
그의 온 생애에, 그리스도의 긍휼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어진 통치를 하였습니다. 주후 899년 바로 오늘 그는 50세 나이로 생을 마쳤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비록 세상에서 높은 신분으로 살았어도, 겸손히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백성을 사랑으로 돌본 알프레드를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세상에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살든지, 빛의 자녀들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