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어 용서와 겸손을 힘쓰는 새 시대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공동번역개정판)

{ 서신 } 로마서 11장 25-29절 [25]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모든 것을 다 알았다고 장담할지 모르지만 아직 깨닫지 못한 숨은 진리가 하나 있는데, 여러분도 그것을 꼭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그 진리란 이런 것입니다. 일부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금은 완고하지만 모든 이방인들이 하느님께 돌아오는 날에는 그 완고한 마음을 버릴 것이고 [26] 따라서 온 이스라엘도 구원받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성서에도, “시온에서 해방자가 나와 야곱의 후손으로부터 사악을 제거하리라. [27] 이것이 내가 그들의 죄를 없이할 때 그들과 맺으려는 나의 계약이다.”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28] 복음의 견지에서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여러분이 잘 되라고 하느님의 원수가 되었지만, 하느님의 선택의 견지에서 보면, 그들의 조상 덕택으로 여전히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백성입니다. [29] 하느님께서 한 번 주신 선물이나 선택의 은총은 다시 거두어가시지 않습니다.

{ 복음 } 루가복음 14장 7-11절 [7] 그리고 예수께서는 손님들이 저마다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비유 하나를 들어 말씀하셨다. [8] “누가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가서 앉지 마라. 혹시 너보다 더 높은 사람이 또 초대를 받았을 경우 [9]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주인이 와서 너에게 ‘이분에게 자리를 내어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무안하게도 맨 끝자리로 내려 앉아야 할 것이다. [10] 너는 초대를 받거든 오히려 맨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여보게, 저 윗자리로 올라 앉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다른 모든 손님들의 눈에 너는 영예롭게 보일 것이다. [11]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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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제가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도착하게 되면, 고개 숙여 먼저 기도합니다. 그때 저는 “주님, 제가 이 자리에서 교만하지 않도록 지켜 주시옵소서. 주님, 이 자리에서 나누는 말들이, 하느님의 영광만이 드러나게 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제 자랑 같은 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오늘의 본문 말씀을 읽으면서, 생각난 첫째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교만입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교만에 빠지는 것이 인간의 고질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 앉으면, 입이 들썩거려 참지를 못합니다. 결국, 자기 자랑을 시작합니다. 그것을 애교로 받아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 2 ) 지난 60년대에 시나이 반도를 치고 들어간 이스라엘의 6일 간의 전쟁으로 ‘시오니즘’(유대인들이 그들이 잃어버린 옛땅을 회복하려는 꿈)의 실체를 온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시오니즘은 처음에는 돈으로 옛 선조들이 정들여 살던 땅을 한 평, 한 평 사고 들어오는 것이었지만, 마침내 전쟁의 수단으로 저들의 땅을 차지한 것입니다.

꼭 그래야 했던가를 그들이 조금치도 반성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들의 속전속결을 흉내내고 싶어, 세계 각국이 이스라엘을 선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인 자세라고 평가됩니다.

하마스의 폭거와 인질 포획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또 전쟁이 일어나겠구나, 하고 모두 혀를 찼습니다. 이스라엘은 전쟁을 통해서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어가는 나라인 것을 모두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 초토가 된 가자를 바라보면서, 아랍국가들이 결국 이스라엘의 하마스보복전을 그대로 둘 것 같지 않습니다. 크게 걱정됩니다.

지금이라도 평화를 위하여, 국력과 외교력의 과시는 제발 멀리 던져 버리고, ‘다투어 용서와 겸손을 실천하는’ 시대를 열어갈 수는 없을까요? 그래서 인류보전의 지혜를 짜낼 수는 없는 것일까요?

<기도> 주 하나님, 도나 노비스 파쳄. 주여, 저희에게 평화를 주옵소서. 저마다 용서와 겸손을 다투어 행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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