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일튀드, 레나르, 템플 세 분의 기념일 (공동번역개정판)
{ 서신 } 로마서 11장 33-36절. [33]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심오합니다. 누가 그분의 판단을 헤아릴 수 있으며 그분이 하시는 일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34] “주님의 생각을 잘 안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주님의 의논 상대가 될 만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35] 누가 먼저 무엇을 드렸기에 주님의 답례를 바라겠습니까” [36] 모든 것은 그분에게서 나오고, 그분으로 말미암고, 그분을 위하여 있습니다. 영원토록 영광을 그분께 드립니다. 아멘.
{ 복음 } 루가복음서 14장 12-14절. [12] 예수께서 당신을 초대한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점심이나 저녁을 차려놓고 사람들을 초대할 때에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잘사는 이웃 사람들을 부르지 마라. 그렇게 하면 너도 그들의 초대를 받아서 네가 베풀어준 것을 도로 받게 될 것이다. [13] 그러므로 너는 잔치를 베풀 때에 오히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 같은 사람들을 불러라. [14] 그러면 너는 행복하다. 그들은 갚지 못할 터이지만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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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가 오늘 기념하는 세 분(일튀드, 레나르, 템플 주교)의 일대기를 간략하게 메모해 드리겠습니다.
1. << 일튀드, Illtud, 수도자, ? – 530 >>. 일튀드는 주후 제 5세기 중엽 프랑스 북부 브르탸뉴에서 태어났습니다. 남달리 과학과 예술 여러 분야에 걸친 좋은 교육을 받은 후, 일생을 수도원에서 가르치는 일로 보냈습니다. 그러나 한 때는, 군문에도 있었고, 그의 사촌형인 아더왕의 궁전에서 행정을 맡기도 했습니다. 사냥을 나갔다가 목숨을 뺏길 뻔한 일이 있은 후, ‘가장 큰 임금님’ 곧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는 신하로 살기로 결심하고 수도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제가 되었고, 수도원에서 기도와, 성경연구와, 수공업제작을 가르치는 일로 여생을 보냈습니다. 오늘날 얀튀메이저로 알려진 넓은 골짜기를 개간하여 수도원의 교육장으로 쎴습니다. 수도원은 시민을 위한 교육기관으로도 역할을 했으며, 당시에 사회에 기여한 많은 인재들을 양성했습니다.
2. << 레나르, Leonard, 은둔수도자, 제 6세기 >>. 프랑스, 영국, 독일에서 제 6세기에 많은 사람들의 숭상을 받던 레나르는, 오히려 그의 일대기가 별로 소개된 것이 없습니다. 다만 그가 주교로 지명되었는데도, 이를 사양하고 벽지에 들어가 수도생활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섬겼다는 소문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설에 의하면 그는 많은 기적을 행했고, 오늘의 ‘생레나르’ 로 알려진 지방에 수도원을 설립했고, 거기서 십자군전쟁에서 돌아온 많은 용사들을 정성을 다해서 돌보며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3. << 윌리엄 템플 대주교, William Temple, 1881 – 1944 >>. 템플 대주교는 아버지가 주교로 있었던 익스터 대성당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일찍 신학공부를 시작하여, 철학과 이론신학에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사제 안수를 받은 후, 목회에 전념하면서, 그가 40세 되던 해에 주교로 피선되었습니다.
후일 그는 요크대주교가 되었으며,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에 지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1차세계대전을 치르고, 많은 사회문제가 등장하면서 교회가 이 일에 책임있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하여 분명한 지도노선을 필요로 할 때, 템플 주교가 그 방향제시를 하곤 했습니다. 그가 나중에 캔터베리 대주교가 되고, 1944년 별세할 때까지 세계교회의 지도자로 추앙을 받았습니다. 아래에, 그의 글에서 몇 개의 문장을 인용합니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신 것은 어떤 집단사회를 건설하시려고 보내신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을 하느님의 자녀로 변화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국가를 위해서 국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국가가 있습니다. 사회의 모든 문제는 개인-개인의 마음에서 시작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우리가 자유를 말할 때에, 자유란 추상적이 개념이 아닙니다. 자유는 ‘무엇을 위한’ 자유인 것이고,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유는 인간 각자의 소망과 소질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자유여야 합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께서 주장하시고, 그 주장을 따르는 성도들의 헌신으로 사회는 생명력을 얻어야 합니다. 사회가 우선하고, 개인은 사회를 위해 희생되는 그런 이념은 단호히 반대합니다.”(템플의 ‘기독교와 사회질서’ 논설에서)
<기도> 주 하느님, 개인의 자유를 짓밟고 사회가 우선시되는 이념을 물리쳐 주시옵소서. 십자가로 구원하신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이 가장 고귀하게 여겨지는 사회를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