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믿음의 사람을 보여 드리자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공동번역개정판)

{ 복음 } 루가복음서 18장 1-8절 [1]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이렇게 비유를 들어 가르치셨다. [2] “어떤 도시에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보지 않는 재판관이 있었다. [3] 그 도시에는 어떤 과부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늘 그를 찾아가서 ‘저에게 억울한 일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십시오.” 하고 졸라댔다. [4] 오랫동안 그 여자의 청을 들어주지 않던 재판관도 결국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이지만 [5] 이 과부가 너무도 성가시게 구니 그 소원대로 판결해 주어야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꾸만 찾아와서 못 견디게 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6] 주님께서는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이 고약한 재판관의 말을 새겨들어라. [7]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이 밤낮 부르짖는데도 올바르게 판결해 주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두실 것 같으냐? [8] 사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실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과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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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비유 속에 등장하는 과부는 그녀가 당한 억울한 사정을 재판장에게 올바로 재판해 달다고 졸라댄 사람입니다. 기어코 그녀는 뜻을 관철하고 말았습니다. 계속 졸라대면 불의한 재판장일지라도 안 들어주고는 못 배길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물며, 의로우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하는 백성이 믿음으로 간구하는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겠느냐는 말씀이, 이 비유의 교훈입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느닷없이, 재림 때에 세상에 다시 오신 예수님께서 믿음의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18절 하반절)

수십 억의 기독교인들이 세상에 살고 있는데, 그 무슨 말씀이신가고 놀랄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2천 년 전 예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신 내용이니, 누가 감히 부인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주님의 말씀을 이렇게 묵상했습니다. “2천 년 동안이나 기다렸지만, 안 오시는 것을 보면, 아마도 못 오실 사정이 있는가보다. 아니면, 다시 오신다던 그 약속을 지키실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되셨거나… 에라, 차라리 잘 됐다. 이제 마음놓고 내 멋대로 살아보자. 예수님의 교훈들은 때때로 생각나면 기억하기로 하고, 유난히 종교로까지 신봉할 것은 없지 않겠나? 이제 종교이후의 시대에 사는 인간으로 ‘하느님 없이’ 살아볼까나!” 이러고서 믿음을 저버린 인간들이 한가득 세상을 메울 것이라고 말입니다.

성도 여러분, 인본주의가 팽배할 대로 팽배한 이 현세에서 굳세게 믿음을 지키도록 힘씁시다.

( 2 ) 오늘 세계교회가 기념하는 두 인물이 있습니다.

<< 퍼거스 주교, Fergus, 제 8세기 >> 퍼거스는 일찍이 스코틀랜드 스트라트 지방에 여러 교회들을 설립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히 721년 로마에서 거행된 교회공의회 때에 스코틀랜드를 대표한 대의원으로 그의 이름이 명단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가 ‘주교의 수칙’으로 후세에 전하는 교훈이 오늘날도 주교감독제의 교회들에 지침이 되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교회의 주교직에 올랐으면, 다음과 같은 책무에 정진할 것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주님의 능력을 힘입어 교회의 영적 병통을 치유하고, 사람들과 화해를 이루며, 모든 권세를 어거할 책임이 있습니다. 2) 성직자나 평신도를 공평하게 대하고, 목회자답게 처신하십시오. 그들에게 설교하고, 은혜롭고 유쾌하게 교제하십시오. 3) 악행을 일삼는 자들을 책벌하고, 진리를 바로세울 책임이 있습니다. 4) 성서에 통달하십시오. 그렇지 못했다가는 교회에서 ‘의붓아들’ 취급 받습니다. 5) 주님의 말씀을 학습하지 않는 사람은 주님의 제자일 수 없습니다. 괜히 무지를 감추느라고 사람들 앞에 무뚝뚝하게 처신하지 마십시오. 6) 이교도들이나 사악한 교설은 단호히 정죄하십시오. 그러지 않았다가는 당신의 믿음이 의심받게 되며, 교회 안에 혼란이 생깁니다. 7) 절대로 사악한 무리들을 환대하지 마십시오. 그들이 당신의 지위를 악용할 수 있습니다.”

<< 엘리자벳, Elizabeth of Hungary, 1207 – 1231 >> 엘리자벳은 헝가리의 공주로서, 투링기아의 영주 루이 IV세와 결혼하여 네째 왕자까지 낳았습니다. 그러나 4년 후에 역병으로 그의 남편 루이 IV세가 별세했습니다. 그후 그는 낙향하여 제3프란시스수도회원으로 살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것으로 그의 여생을 살았습니다. 너무 몸을 혹사한 나머지 그는 24세 되던 1231년 바로 오늘 별세했습니다.

<기도> 주 예수님, 예수님께서 약속대로 이 세상에 다시 오실 때에, 저희 가운데서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저희가 모두 늘 힘써 믿음 안에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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