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세실리아 기념일 (공동번역개정판)
{ 오늘의 기념일 } << 세실리아, Cecilia, Cecily, 230년 경 로마에서 순교 >> 세실리아의 일대기는 정확하게 전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알려진 것은, 그가 로마의 트가스티뷔어 가에 교회를 설립하였고, 그녀가 순교당한 후 성 칼리스투스묘지에 안장되었다는 사실 정도 밖에는 확실하게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그녀는 귀족 집안 출신으로, 이교도인 발레리안이라는 남자와 약혼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에 그녀는 약혼자에게, 자기는 이미 하느님 앞에 종신동정서약을 한 몸이기 때문에 그 서약을 지킬 수 있도록 양해해 줄 것을 빌었습니다. 발레리안은 그녀의 뜻을 가상히 여겨 그녀가 서약을 지킬 수 있도록 협력해 주기로 했고, 자기 자신도 세례를 받았으며, 시동생 티베르티우스도 신자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서 이 형제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함께 체포되어, 사형을 당했습니다. 이윽고 박해자는 세실리아마저 체포하였고, 우상에게 절하면 살려 주겠다고 하는데도, 그녀가 거절하자, 열탕에 가두고 열과 증기로 질식사시키고자 했지만 실패하고, 형리를 시켜 목을 베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형리가 칼로 세 번을 내려쳤으나 목이 잘리지 않았으므로, 그대로 내버려 두어 사흘이 지나서 목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세실리아는 교회음악의 수호성인으로 일컬어 오고 있습니다.
{ 성시 } 시편 116편 12-19절 [12] 야훼께서 베푸신 그 크신 은혜 내가 무엇으로 보답할까! [13] 구원의 감사잔을 받들고서 야훼의 이름을 부르리라. [14] 야훼께 서약한 것, 내가 채워드리리니, 당신의 백성은 빠짐없이 모여라. [15] 야훼께 충실한 자의 죽음은 그분께 귀중하다. [16] 야훼여, 이 몸은 당신의 종이옵니다. 당신 여종의 아들인 당신의 이 종을 사슬에서 풀어주셨사옵니다. [17] 내가 당신께 감사제를 드리고 야훼의 이름을 부르리이다. [18] 야훼께 서약한 것, 내가 채워드리리니, 당신의 백성은 빠짐없이 모여라. [19] 너 예루살렘아, 네 한가운데 야훼의 성전, 그 울 안에서 바치리라. 할렐루야.
** “시편의 여러 곳에서 ‘기쁨의 노래를 하느님께 부르자’ 라고 말합니다. ‘기쁘게 노래 부르자’ 한다고 우리가 기쁘게 노래할 수 있습니까? 가령 추수밭에서라면, 기쁘게 노래하자고 말을 안 해도 기쁨으로 노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함께 일하던 일꾼들이 일이 거의 다 되어갈 때에는 자연히 흥에 겨워 함께 노래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 기쁨으로 찬양을 드리자’고 할 때에는 실제로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이루어 주신 은혜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기쁨으로 노래할 수가 없습니다.
가슴 깊이 벅차오르는 감격으로, 구원의 은총에 감사함이 없고서는, 우리의 찬양이 허구가 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이 조용히 입을 다물고서는 기쁨의 찬양을 부를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를, 저마다 간증하며 나누는 가운데, 우리 가슴 속에 솟아오르는 감격을 가지고 찬양을 부를 때에, 우리는 ‘기쁨의 찬양’을 부를 수 있습니다.” (어거스틴의 ‘시편 주석’에서)
{ 복음 } 루가복음서 19장 11-17, 20-24, 26절 [11] …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또 비유 하나를 들려주셨다. [12] “한 귀족이 왕위를 받아오려고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13] 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금화 한 개 씩을 나누어주면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이 돈을 가지고 장사를 해보아라.’ 하고 일렀다. [14] 그런데 그의 백성들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그들의 대표를 뒤따라 보내어 ‘우리는 그자가 우리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고 진정하게 하였다. [15] 그 귀족은 왕위를 받아가지고 돌아오자마자 돈을 맡겼던 종들을 불러서 그 동안에 돈을 얼마씩이나 벌었는지를 따져보았다. [16] 첫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를 열 개로 늘렸습니다.’ [17] 주인은 ‘잘 했다. 너는 착한 종이로구나. 네가 지극히 작은 일에 충성을 다했으니 나는 너에게 열 고을을 다스리게 하겠다.’ 하며 칭찬하였다. …. [20] 그런데 그 다음에 온 종의 말은 이러하였다.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가 여기 그대로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두었습니다. [21] 주인님은 지독한 분이라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가고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시기에 저는 무서워서 이렇게 하였습니다. [22] 이 말을 들은 주인은 ‘이 몹쓸 종아. 나는 바로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벌주겠다. 내가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가고 심지도 않은 것을 거두는 지독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단 말이지? [23] 그렇다면 너는 왜 내 돈을 돈 쓰는 사람에게 꾸어주지 않았느냐? 그랬으면 내가 돌아와서 이자까지 붙여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하며 호통을 친 다음 [24]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저자에게서 금화를 빼앗아 금화 열 개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하고 일렀다. … [26] 주인은 ‘잘 들어라.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겠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재림의 주님을 만나기 전, 저희에게 맡기신 ‘금화’를 땅에 묻어두지 말고 기쁘게 활용하며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