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 로 오신 하느님의 아들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공동번역개정판)

{ 구약 } 다니엘서 7장 9-13절 [9] 내가 바라보니 옥좌가 놓이고 태곳적부터 계신 이가 그 위에 앉으셨는데, 옷은 눈같이 희고 머리털은 양털같이 윤이 났다. 옥좌에서는불꽃이 일었고 그 바퀴에서는 불길이 치솟았으며, [10] 그 앞으로는 불길이 강물처럼 흘러 나왔다. 천만 신하들이 떠받들어 모시고 또 억조 창생들이 모시고 섰는데, 그는 법정을 열고 조서를 펼치셨다. [11] 그 뿔이 계속하여 외쳐대는 건방진 소리를 한 귀로 들으면서보고 있자니, 그 짐승은 나의 눈앞에서 처형을 받아 시체가 박살이 나고 타오르는 불 속에 던져지는 것이었다. [12] 다른 짐승들은 권세는 빼앗겼으나 목숨만은 얼마 동안 부지하도록 버려졌다. [13] 나는 밤에 또 이상한 광경을 보았는데 사람 모습을 한 이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와서 태곳적부터 계신 이 앞으로 인도되어 나아갔다.

{ 신약 } 루가복음서 21장 29-33절 [29] 그리고 예수께서는 이런 비유를 들려주셨다. “저 무화과 나무와 모든 나무들을 보아라. [30] 나무에 잎이 돋으면 그것을 보아 여름이 벌써 다가온 것을 알게 된다. [31]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온 줄 알아라. [32]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세대가 없어지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다. [33]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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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오늘의 구약 본문은 다니엘서 가운데 가장 핵심부분인 구세주(메시아)의 오심을 예언한 내용입니다. 마치 공상과학영화의 어느 장면처럼 기묘한 형상들의 움직임이 나열되다가, 13절에 이르러서 ‘사람의 모습을 한 이’라는 특이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이 구절의 원문이, 당대의 히브리어인 아람어로 ‘케바르 에나쉬’라는 어구입니다.

‘케’는 ‘(무엇을) 닮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르’는 ‘아들, 씨앗, 종자’라는 뜻이고, ‘에나쉬’는 ‘사람, 인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종합하면, ‘인간의 종자와 같은 존재’ 또는 ‘사람의 아들로 보이는 존재’라는 뜻이 됩니다.

여기서 장차 오실 구세주(메시아)를 말할 때에, 유대인들이 ‘사람의 씨앗으로 보이는 이’ 또는 ‘사람의 아들’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유대인의 관습을 따라, 스스로 칭하시기를 ‘사람의 아들’이라는 유대인의 ‘메시아’ 비밀암호인 ‘사람의 아들’(인자)이라는 별명을 사용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메시아인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확실히 인정하셨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았던 것을 이상히 여기셨습니다. (요한 8:42-47)

2천 년이 지난 오늘날, 유대인이 아닌 아시아에 사는 우리들이 ‘사람의 아들’이라는 칭호로 불리우는 메시아(그리스도)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은, 참으로 기적같은 일입니다. 진정 성령의 도우심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성경 속에서 예수님의 말씀과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을 보게 되면서 예수께서 그리스도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성령의 감화하심을 통해서 예수께서 진정 우리들을 구원하러 오신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성령의 도우심이었습니다.

( 2 ) 해마다 대림절(주님의 오심을 고대하는 계절)이 되면, 초림(처음 오심)과 재림(다시 오심) 을 동시에 묵상하는 것이 교회의 관습입니다. 초림에 관한 우리들의 묵상은, 2천 년 전 유대 땅에 강생하신 하느님의 독생자 예수님을 맞이한 베들레헴과 예루살렘과 유대의 상황을 회고하는 일입니다.

초림 때에 오시는 주님을 냉혹하게 박대했던 일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면서, 재림 때에는 다시 그런 실수를 하면 안 되겠다는 결의를 마음에 다짐하는 것이 이 대림절을 지키는 우리들의 목적인 것입니다.

<기도> 주 하느님, 다시 오시마고 하신 예수님의 약속을 붙잡고 기다리는 태도로 저희가 살기를 바랍니다. 진정 다시 오실 예수님을 만날만한 믿음의 자세로 살도록 성령님, 늘 저희와 함께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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