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아시아 나라들의 순교자와 개척선교사들 기념일

루가복음서 21장 34-36절 (공동번역개정판) [34]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데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 날이 갑자기 닥쳐올지도 모른다. 조심하여라. [35] 그 날이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덫처럼 들이닥칠 것이다. [36] 그러므로 너희는 앞으로 닥쳐올 이 모든 일을 피하여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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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인간은 누구나 결정적인 날을 맞이하게 됩니다.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졸업시험을 치러야 하는 날도 반드시 있고, 약혼자와 결혼식을 하기로 작정한 날이 내일로 다가오는 때가 있고,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날도 있고, 병원에서 수술 날자를 잡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날보다도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결정적인 날이 있는데, 그것은 창조주 하느님의 심판대 앞에 서는 날입니다. 아무리 자기가 믿던 종교가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또 아무리 자기는 그런 날이 있는 것을 몰랐다며 떼를 쓰더라도, 그런 핑계들은 아무런 소용 없이, 하느님의 심판대 앞에 서는 날이 오고야 말 것입니다.

의로운 이충무공은 예수를 몰랐으니 지옥에 갈 것 아니냐, 하는 질문을 가지고 논란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시간 있으면 로마서 1-12장을 읽어 보세요. 거기에 그 질문에 대한 대답도 있고, 인생에 더 중요한 논제들이 많이 나오니까요..

하여간 인간은 언젠가 세상을 심판하실 하느님 앞에 서게 됩니다. 세상을 다 살고, 죽어서 만날 사람도 있겠지만, 죽기 전에 재림하시는 예수님을 만나서 하느님의 심판정으로 가게 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본문은 하느님의 심판대 앞에 서기 전, 그가 무엇을 하다가 어떤 모양으로 재림의 예수님을 맞닥뜨리게 되는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심판의 결과와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랑의 마음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느라고 애쓰다가 주님을 만날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진리를 탐구하다가, 어떤 사람은 진실을 규명하다가, 어떤 사람은 의로운 세상을 만들다가, 어떤 사람은 사람들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 일하다가, 어떤 사람은 구원의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기 위해 애쓰다가, 각각 그들의 땀내나는 몸으로 재림하시는 예수님을 만날 것입니다.

재림의 때를 알면, 그때 가서, 몇 날 동안 현장에 있으면 혹시라도 구제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도, 그런 일 없기 위해서 하느님만이 그 날과 그 시간을 아신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독생자 예수님 마저도 모른다 하셨습니다. (막 13:32)

( 2 ) 오늘은 세계교회가 아시아 지역 여러 나라에서 기독교 신앙 때문에 숨져간 순교자들을 비롯해서, 각처에서 복음을 전하던 개척선교사들을 기념하는 날로 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느님의 복음이 처음 들려온 곳은 팔레스틴, 즉 아시아의 한 모퉁이였습니다. 그곳에서 먼저는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다가 목숨을 바쳤고, 안티옥의 이그나시우스, 그리고 폴리캅과 같은 주후 100년 동안의 초대교회를 세우고 섬기다가 순교당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시리아 정교회를 비롯하여, 사도 마태가 최초로 인도에 복음을 전했다고 알려져옵니다. 그리고 훨씬 후대의 일이기는 하지만, 프란시스 자비에르가 인도, 일본 등지까지 복음을 전하던 일을 기념하는 날이 바로 내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콘월, 헨리 마틴은 인도와 페르시아에 복음을 전했고, 또 다른 선교사들은 인도, 중국, 일본, 한국에 복음을 전했습니다.

2천 년 전부터 지금껏 기독교인이라면 모진 박해 아래 살아야 했던 중동지방의 여러 나라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지역에서 복음을 자유로이 전할 수 있도록, 또 그곳의 교회들이 박해 아래서도 하느님 예배를 그치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을 받은 저희가, 그 사랑으로 우리 이웃들을 사랑하며, 구원의 복음을 전하게 하소서. 그 삶에서 재림하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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