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십자가의 요한의 기념일 (신복룡 신구약성경)
이사야서 41장 17-20절 [17] “가련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이 물을 찾지만, 물이 없어 갈증으로 그들의 혀가 탄다. 나 여호와가 그들에게 응답하고, 나 이스라엘의 여호와가 그들을 버리지 않으리라. [18] 나는 벌거숭이산 위에 강물이 솟고, 골짜기 가운데에 샘물이 솟아나게 하리라. 광야를 연못으로 만들고, 메마른 땅을 수원지로 만들리라. [19] 나는 광야에 향백나무와 아카시아와 도금양나무와 소나무를 가져오고 사막에 방백나무와 사철가막살나무와 젓나무를 함께 심으리라.” [20] 이는 주님께서 그것을 손수 이루시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서 그것을 창조하셨음을 모든 사람이 보고 알아 살펴 깨닫게 하시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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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십자가의 요한’ (St John of the Cross, 시인, 1542 – 1591)의 기념일입니다. 그는 스페인 태생으로 본명이 후안 데 예페즈(Juan de Yepes)였습니다. 그는 까르멜수도회의 수사가 되었다가, 수도회 개혁을 위해 과도하게 두각을 나타낸 나머지, 1577년에 톨레도감옥에 투옥당했습니다.
그가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그 톨레도 감옥에 있을 때부터였습니다. 9개월 복역 후, 탈출에 성공하여, 개혁파 수도회에 들어가 은신하고 있으면서 시를 계속 썼습니다. 그러나 중병에 걸려, 다시 우베다로 이송되었지만,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학대를 받아서 3개월만인 오늘 별세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시 작품 ‘영혼의 깊은 밤’, ‘영혼의 찬미’, ‘사랑의 불길’, ‘까르멜산 등정’ 등이 오늘도 애송되고 있습니다.
그의 시 <믿음으로 하느님을 알게 된 즐거움> 이라는 제목의 시를 소개해 올립니다.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샘물이 어쩌면 그렇게도 거침새없이 솟아나오는지를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생명이 약동하는 봄마다, 그 생명력이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인지를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많은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아도, 무엇이든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어떤 한 근원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천지 만물이 어떻게 신선한 공기와 물을 마시고 다시 새 것으로 회복되는지를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여울의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또 그 여울을 건너기 위해서 배를 탈 수 있는 나루가 어디인지를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구름이 가리고 있지만 않다면, 아무리 어두운 속에서도 큰 빛으로부터 보내진 작은 빛들의 도움을 내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강둑에 물이 차면 물이 넘치고 넘쳐, 온 천지를 물바다로 만들 수 있음을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전능한 한 힘의 근원으로부터 어떤 힘이 만물 속으로 흘러들어가 작동하게 되는 것임을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한 힘의 근원이 두, 셋에게 작용하고 두, 셋이 다시 만물에 작용한다는 사실을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한 힘이 ‘살아있는 빵’ 곧 영생의 근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모든 피조물들이, 캄캄한 밤에도, 힘의 근원 되시는 분으로부터 생명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비록 밤일지라도 나는 압니다 / 이 생명샘물이 내게는 절실하고, 또한 생명의 빵을 먹어야 내가 사물을 바로 볼 수가 있음을 ”
<기도> 만물의 근원이신 주 하나님, 저희가 하나님 아니면 일 분 일 초도 살 수가 없음을 깨닫습니다. 주 하나님의 크신 능력과 자상하심으로 저희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압니다. 주님의 사랑스런 손길로 저희를 오늘도 보살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