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통하고 사랑하면 ‘믿는 것’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신복룡 신구약성경)

{ 복음 } 마테 복음서 21장 28-32절 [28] “여러분은 이런 일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 고 일렀고. [29] 그가 대답하기를, ‘싫습니다.’ 고 했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습니다. [30] 아버지는 또 다른 아들에게 가서 같을 말을 했더니 그가 대답하기를, ‘가겠습니다. 아버지!’ 라고 대답했지만 가지 않았소. [31]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했소?” 그들이 대답했다. “맏아들입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노니, 세리와 창녀들이 여러분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것이요. [32] 사실 요한이 여러분에게 와서 공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여러분은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습니다. 여러분은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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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제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면, 저는 저의 잘못을 뉘우치며, “이런 불효자가 또 어디 있었겠는가!” 하면서 통탄합니다.

제 아버지는 50대 중반에 중풍으로 2년 남짓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직장에 다녔고, 같은 지붕 밑에 살았습니다마는, 아버지가 와병중에 계신 방을 자주 들여다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아버지는 혀가 굳어져서 말씀하시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몸이 그렇게 불편하신데, 아들이란 것이 같은 집에 살면서, 아버지 계신 방에 들어가서 몸도 좀 자주 주물러 드리고, 자리가 불편한지도 좀 보살펴드리고, 저 혼자서라도 말씀을 건네보고 그랬으면 얼마나 마음으로라도 고마와 하셨겠습니까마는, 제가 그러지를 못했던 것이 지금 와서는 그렇게도 가슴에 걸려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80대 후반에 암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립병원에 입원해 계셨고, 제 아내가 간병해 드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매일 들러보기도 했고, 다른 형제 가족들도 자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껏 후회되는 것은, 저희가 어머니 병실을 방문했을 때면, 저희 형제들끼리는 떠들고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정작 아들딸들과 말씀을 나누고 싶어하셨던 어머니와 더불어는 많은 대화를 나누어보지 못하고, 그만 가시고 만 것입니다.

제 육신의 부모님에게는 이렇게 대화할 줄을 몰랐던 제가 영혼의 아버지이신 하나님께는 어떻게 지낼 것 같습니까? 부모님 한테 해드리던 그 무심함으로 하나님을 대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금은 날마다 이 ‘말씀묵상’을 쓰기 전에 기도합니다. “주 하나님, 제가 말씀 묵상을 통하여 하나님의 미음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알아가게 도와 주시고, 이를 통해서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게 하시고, 하나님을 사랑하여 제 믿음이 자라게 도와 주시옵소서.” 그럽니다.

창녀는 2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리는 뭡니까? 당시 세관원은 동족에게서 돈을 거두어다가 로마제국에게 바치는 매국노 개념으로 바라보았던 것이지요. 그래서 못된 놈을 말할 때면, ‘세리와 창녀’를 꼽았습니다.

세리와 창녀들일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알아서, 뉘우치고 돌이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가 된다면, 즉 하나님을 알고-사랑하고 살기 시작한 날부터, ‘믿음의 식구’ ‘아브라함의 후예’ 즉 ‘구원받은 백성’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의 날마다의 말씀 묵상이 공연한 것이 되지 말게 하시고,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더욱 깨달아 가는 방편이 되어,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시고, 이로써 믿는 자로서의 삶이 풍성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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