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사도 요한의 기념일 (신복룡 신구약성경)
{ 복음 } 요한 복음서 21장 19하 – 23절 [19] … 이렇게 이르신 다음에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시오.” [20] 베드로가 돌아서서 보니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그 제자는 만찬 때 예수의 가슴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주님을 팔아넘길 사람이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던 사람이다. [21] 그 제자를 본 베드로가 예수께 여쭈었다.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22]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랄지라도, 그것이 그대와 무슨 상관이 있소? 그대는 나를 따르시오.” [23] 그래서 형제들 사이에 이 제자가 죽지 않으리라는 말이 퍼져나갔다. 그러나 예수께서 그가 죽지 않으리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랄지라도, 그것이 그대와 무슨 상관이 있소?”
* * * *
( 1 ) 예수님의 제자며, 복음전도자였고, 신학자였던 요한은 본래 직업이 갈릴리의 어부였습니다. 아버지는 세베대, 어머니는 살로메였는데, 특히 살로메는 재정적으로 예수님 일행을 도운 신실한 초기기독교의 신자였습니다.
요한과 그의 형 야고보는 함께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예수님께 ‘우레의 아들들’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었습니다. 아마도 목소리가 크고 행동이 빠르고 과격했던 탓인 것 같습니다. 공관복음서에 따르면, 요한은 열렬한 유대인 기독교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는 사마리아 사람들을 ‘당장 불로 멸망시켜 버렸으면 어떻겠냐’고 주님께 제안을 했었습니다.(눅 9:54)
다른 제자들보다 예수님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주님의 변화산상에도 같이 올라갔고, 예루살렘으로 가던 길에서 주님 앞에 장담하기를 “저도 주님의 고난의 잔을 함께 마실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주님의 애절한 기도를 자기 귀로 직접 들었던 사람이었고,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일 먼저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음을 확인했던 제자였습니다.
로마제국의 도미시안 황제가 기독교를 몹시 박해하던 때에, 요한은 체포되어 끓는 기름 가마에 던져졌지만, 아무런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후대의 사람들이 그를 일컬어 ‘라틴 문 앞의 요한’이라고도 부릅니다.
그 이후, 그는 밧트모스 섬으로 가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거기서 요한복음, 요한묵시록, 요한 1, 2, 3서 서신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그가 직접 이 책들을 썼겠는가고 의심을 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의 신앙적인 인품이 이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보입니다.
( 2 ) 요한복음은 마태, 마가, 누가 세 복음서와는 다른 방법으로 편집된 복음서입니다. 특별히 다른 복음서가 소개하지 못하고 있는 일화들을 엮어서, ‘예수님을 만났던 사람들의 시리즈’를 편집했습니다.
당대에 이름난 랍비 니고데모(요 3:1 이하)가 한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와서, 예수님께로부터 한 말씀 듣고 가고 싶어했다가, “성령으로 거듭나는 일 없이는 아무도 소망이 없다”는 말씀을 듣고 갔던 이야기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만민을 영생으로 초대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이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을 우물가에서 만난 이야기가 있습니다.(요 4:1 이하) 한낮에 물을 길으러 우물가에 나왔다가, ‘영생하는 물’ 곧 하늘나라 복음을 듣게 된 것입니다. 누구나 어디서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뵈올 수 있다는 만민 구원의 말씀입니다.
38년 동안 누어서 고생하던 중풍병자가 베자다 못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도 있습니다.(요 5:3 이하) 또 태어나면서부터 소경인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요 9:1 이하) 질병으로 인해 폐인이 되었든, 신용불량자든, 인격파탄자든 누구든 구원하시는 예수님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간음하다 잡혀온 한 여인이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요 8:3 이하) 무슨 죄를 지었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지금 그가 하느님의 도우심을 바라는 영혼이면, 그는 구원의 자녀가 됩니다.
예수님의 친구로 베다니에서 살던 라자로의 이야기도 있습니다.(요 11:1 이하) 라자로의 여동생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값비싼 향유를 부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요 12:3 이하) 예수님 앞에서는 모든 인간이 물질관이 달라지고, 시간관이 달라지고, 행복관이 달라집니다.
<기도> 주 하느님, 갈 곳 몰라 방황하던 저희들에게 갈 길을 밝히 보이신 은혜를 감사드립니다. 요한 사도를 통하여 복음의 진수를 파고 들어 저희에게 전한 열심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복음의 열정을 가지고 살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