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비밀’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신복룡 신구약성경)

마르코 복음서 3장 7-12절 [7]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또 유다와 [8]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예수께서 하시는 일을 옮겨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 [9] 예수께서 군중이 자신을 밀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려고, 자신이 탈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10] 예수께서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누구나 그분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11] 또 악령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소리 질렀다. “주님은 하나님의 아드님이십니다!” [12] 그러나 예수께서 그들에게 자신을 남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단단히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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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을 구원하시러 세상에 오신 구세주라면, 될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구세주이심을 널리 홍보하여, 빠른 시일 내에 온 세상에 알려지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우리들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오늘 본문에서 “자신을 남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단단히 이르셨다.”(12절) 고 하셨듯이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셨습니다. 우리들의 판단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취하셨기 때문에, 신학자들이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 복음서에서 그 배경을 찾아보았습니다. 그후에 이런 연구를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용어로 ‘메시아 비밀’이라는 어휘를 사용했습니다.

도대체 왜 예수님은 당신께서 메시아인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이것이 오늘의 질문입니다. 그 대답을 다음과 같이 추려 봅니다.

1)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의 삶을 시작하기까지는, 예수님 근처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일은 없었습니다. 나사렛 예수님의 목공실에 병자들이 모여들었다면 어떻게 목공 일을 하실 수가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메시아로서의 ‘공생애’가 시작되고 나서는, 사람들이 예수님께 밀려들었습니다. 메시아(구세주)의 말씀을 듣고자 해서 모여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능력을 힘입어 병 고침을 받으려고 모여든 사람들이었습니다.

본문 7절에, 예수님을 찾아온 무리들이 어디서 온 사람들인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과 유다를 비롯해서, 이두매아(사해의 서편 지역), 요르단 동편(데카폴리스), 티로와 시돈 근처(시로 페니키아)를 포괄하는 전 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옷자락에라도 손을 대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믿어, 군중이 서로 밀치며 달려들고 있었습니다.(본문 9절) 이것은 메시아의 사역이 결정적으로 방해 받는 일이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메시아로서의 소문을 멈추고자 하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2) 소문에 의해서 메시아이신 예수님이 알려지게 되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판단과는 관계없이 ‘듣자 하니, 메시아래.’ 하면서 따르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이것을 예수님께서 바라지 않으셨습니다.

각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께서 구세주임을 깨닫게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소문을 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3) 악령들이 예수님을 사람들보다 먼저 알아보았다고 했습니다. 악령들이 예수님의 메시아로서의 정체성을 세상에 드러내는 데에는 저들 나름대로 악한 동기를 가지고 그랬던 것이지, 예수님을 돕고자 해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를 저지하셨습니다.

* <결어> 주후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예수님을 뵐 기회가 없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통해서 예수님을 경험하게 되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힘입어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대속의 십자가를 지셨다는 사실로 우리는 그가 구세주이심을 믿습니다.

‘메시아 비밀’의 조치가 끝나고 2천 년이 흐른 후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마음껏,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할 시대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가 있는 힘을 다하여 예수님의 그리스도(구세주)이심을 증거하는 삶을 살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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