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신복룡 신구약성경)
{ 성시 } 시편 89편 19-27절 [19] 예전에 주님께서 발현하여 말씀하시고 주님께 충실한 이들에게 선언하셨나이다. “내가 영웅에게 왕관을 씌우고 백성 가운데에서 뽑힌 사람을 들어 높였노라. [20] 나의 종 다윗을 찾아내어 그에게 나의 거룩한 기름을 부었노라. [21] 내 손이 그를 붙잡아 주고 내 팔도 그를 굳세게 하리니 [22] 어떤 원수도 그를 덮치지 못하고 어떤 악한도 그를 누르지 못하리라. [23] 내가 그의 면전에서 적군을 짓부수고 그를 미워하는 무리를 때려 부수리라. [24] 나의 신실함과 자애가 그와 함께 있어 나의 이름으로 그의 뿔이 솟으리라. [25] 내가 그의 손을 바다[홍해] 위에 세우고, 그의 팔을 [유프라테스] 강 위에 뻗게 하리라. [26] 그는 나를 불러 말하기를, “주님은 저의 아버지요, 저의 하나님, 저의 구원의 바위이십니다.” [27] 나도 그를 맏아들로 삼아 세상 왕들 가운데 으뜸으로 세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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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St. Vincent of Saragossa, ? – 304 ) 부제는 3세기 후반, 스페인의 아라곤 지방 사라고싸 출신으로, 이른 나이에 후에스카 교구의 발레리안(Valerian) 주교에게 부제 안수를 받았습니다. 주교는 빈센트의 학식이 남다르고 신앙이 투철한 점을 인정하여 설교권을 부여했습니다.
로마제국의 기독교 박해가 한창 드세던 디오클레시안 황제 치하였으므로, 그는 그의 주교와 함께 체포되어 총독 앞에서 두 사람이 모두 혹독한 매질을 당했습니다. 주교는 혼절하여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박해자는 부제인 빈센트에게 주교를 대신해서 교회상황을 설명할 것을 명했습니다.
빈센트는 죽음이 머지않음을 깨닫고, 힘을 다해 예수님은 구세주이심을 증언했습니다. 박해자는 그의 말을 멈추게 하고, 가장 견디기 힘든 형벌을 가할 것을 명했습니다. 박해자들은 빈센트를 불붙는 화로 위에 석쇠같은 쇠그물에 얹어 놓았고, 불이 닿지 않는 부분은 인두를 달구어 지졌습니다.
그리고는 화상 입은 그의 몸을 소금으로 문질렀습니다. 그러나 빈센트는 신앙을 굽힐 줄을 몰랐습니다. 박해자는 빈센트를 감방에 넣고, 땅바닥에 깨어진 질그릇 조각들을 깔아 그의 상처들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옥에 갇힌 채, 고통을 당하던 끝에 304년에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8년이 지난 312년, 로마제국은 콘스탄틴 황제 시에, 기독교를 국교로 정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세계교회는 오늘(1월 22일)을 빈센트의 기념일로 정하고, 지금껏 그의 신앙의 본을 기리고 있습니다.
어거스틴의 설교집 가운데 빈센트를 서술한 설교 내용이 있어서, 여기 간략히 전해 드립니다:
“믿음의 눈으로 빈센트는 박해자들의 모진 횡포를 극복했습니다. 말씀으로 박해자의 생각을 꺾었고, 믿음으로 박해자의 모든 도구들을 무력하게 만들었습니다. 불로 그의 몸을 태우고, 갖은 고문으로 못살게 굴었지만, 그럴수록 그의 신앙은 더욱 돈독해져갔습니다.
빈센트의 승리는 그의 인간적인 참을성의 승리도 아니었고, 그의 강인한 집념의 승리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거룩한 하늘나라의 승리였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승리였습니다. 오로지 신앙이 그 모진 고통을 이기게 만들었습니다.
진정한 인내는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능력에 의하여 가능한 것입니다. 아무 말 없이 신실한 성도들이 박해자에게서 수없는 고통을 당하지마는, 결과적으로 그 박해자들은 지옥의 ‘영원한 불구덩이’ 속에서 가혹한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빈센트는 그 고통 속에서 하나님께 외쳐 호소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오 하나님, 저를 위해 변호하옵소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저 무리들은 끊임없이 진리를 거스르고, 정의를 거스르며,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거스르고, 하나님의 교회와 하나님의 극진한 사랑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저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
<기도> 주 하나님, 불로도 태울 수 없고, 칼날로도 끊어버릴 수 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저희가 존귀히 여기옵니다. 저희들도 빈센트를 본받아 생명이 다하도록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저희의 으뜸되는 값진 일로 삼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