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현 17, 성전 경비병들의 증언

요한 복음서 7장 37-38, 40-41, 43-52절

  • 축제의 가장 중요한 마지막 날에 예수께서 일어서시어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목마른 사람은 모두 나에게 와서 마시게 하시오. [38]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이 흘러나올 것이오.’ ” …
  • [40] 이 말씀을 들은 군중 가운데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저 분은 참으로 그 예언자이시다.” [41]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저분은 메시아이다.” … [43] 이렇게 군중 가운데에서 예수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다. [44] 그들 가운데 몇몇은 예수를 잡으려 했지만, 그분께 손을 대는 무리는 아무도 없었다.
  • [45] 성전의 경비병들이 돌아오자 제사장들과 파리사이들이 그들에게 물었다. “왜 그 사람을 끌고 오지 않았느냐?” [46] 성전 경비병들이 대답했다.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 [47] 파리사이들이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도 속은 것이 아니냐? [48] 의회 의원들이나 파리사이들 가운데 누가 그를 믿더냐? [49] 율법을 모르는 저 군중은 저주받은 무리이다.”
  • [50] 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지난날에 예수를 찾아왔던 니코데모가 말했다. [51] “우리 율법에는 먼저 본인의 말을 들어보고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고 난 뒤에 그 사람을 심판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52] 그러자 그들이 니코데모에게 대답했다. “당신도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말이오?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
  • (신복룡 신구약성경)

교회력에 따른 성경 묵상

‘성전의 경비병’들은 국방을 맡고 있는 정규의 군인들이 아닙니다. 또는 치안을 맡고 있는 경찰도 아닙니다. 다만 성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대제사장의 지휘 아래, ‘안전요원’ 수준으로 역할을 하고 있던 평민들입니다.

그들에게는 무기도 공급되었는데, 로마 군인들에게 항거할 유대인들이 경비병들의 무기를 사용할 것을 우려하여, 그리 성능이 좋은 무기를 지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칼과 몽둥이 정도의 무기를 사용했습니다.(마 26:47)

지휘계통도 군대의 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경력을 참작하거나, 대제사장과의 친분에 의거해서 지휘권을 부여했을 따름입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니에서 체포 당하시던 때에, 거기 가룟 유다의 안내를 받아 함께 왔던 폭도들이 바로 ‘대제사장의 성전 경비병들’ 이었습니다.(마 26:47-56)

오늘의 본문 45절에 나오는 ‘성전의 경비병들’은, 겟세마니에서 예수님을 체포했던 경비병들과 대부분 동류의 무리들이었을 가능성이 짙습니다. 그런데 그들 나름의 예수님 관찰이 어떠했는지 좀 보십시오.

돌아온 성전 경비병들을 향해서 제사장들과 파리사이들이 묻기를 “왜 그 사람을 끌고 오지 않았느냐?” 했습니다. 이것은 그들을 예수님에게로 보낼 때에, 이미 대제사장의 측근들이 성전 경비병들에게 체포명령을 내려서 보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가서 예수님을 체포하지 못하고 돌아온 것입니다.

그들의 말이 ‘가서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희가 여태껏 그렇게 율법에 어긋나지 않게 정의롭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답변하고 있었습니다.

체포해 오라고 보낸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마음에 찔림을 받고 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제사장들과 파리사이들이 역정을 내면서, ‘그러게, 저런 무지한 자들을 보내서, 그 예수라는 사람을 체포해 오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었는데..’ 하면서 혀를 차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체포하러 간들, 체포에 합당한 설명을 예수님 앞에서 할 수 있었겠습니까? 다만 그들의 의도는, 불법하게라도 예수님을 체포해서, 어거지로 죄인 규정을 해서, 곧장 처형하기만 하면, 위험시하는 인물인 예수님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일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구세주라는 사실은 예수님 자신의 삶과 증언으로도 ‘공현’되었지만, 오늘 본문에서는 ‘하나님을 거역하는’ 대제사장의 하수인들의 증언으로도, 예수님이 예언자 이상의 분이라는 사실, 그 어느 라삐도 들려주지 못하던 하늘나라의 소식을 알려주시던 분이었음이 증거되고 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불의한 대제사장의 하수인의 입을 통해서도,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예수님의 의로우심과 거룩하심을 증거하게 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무슨 일을 통해서든 복음이 증거되게 하시고, 만민이 구원 받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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