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제11일, 말씀 묵상> ……………. (신복룡신구약성경)
{ 구약 } 다니엘서 9장 4-5, 9-10절 …….. [4] 나는 주 나의 하나님께 기도하고 죄를 고백하며 아뢰었다. … [5] 저희는 죄를 짓고 불의와 악행을 저지르고 주님께 거역했으며, 주님의 계명과 법규에서 벗어났습니다. …
[9] 주님이신 저의 하나님께서는 자비하시고 용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주님께 거역했습니다. [10] 주님이신 저희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주님의 종인 예언자를 통하여 저희 앞에 내놓으신 법에 따라 걷지 않았습니다.
*** 사순절이 벌써 열흘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진지한 저 자신의 통회가 없는 채로 있습니다. 주님, 이렇게 어영부영 사순절을 보내기 싫습니다. 연중행사로서의 사순절이 아닌, 진지한 회개의 기간으로 보내게 도와 주시옵소서.
마치 먹어서는 안될 음식으로 잔뜩 배를 불리고, 그냥 소화되기를 기다리던 그 어느 소싯적의 저의 바보짓 처럼, 죄성을 토해내지 않고 그냥 소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게 하옵소서.
말끔히 주님 앞에서 통회하고 회개하며, 제 영혼이 맑아지기까지 저의 속을 비워내게 하옵소서. 오직 주님 만이 저에게 새로운 날을 맞이하게 하실 수가 있습니다. 오직 주님 만이 저도 보지 못하는 저의 실상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제 안에, 예수님만이 존귀한 존재가 되게 하시며, 예수님의 말씀, 예수님의 법이 온전히 저를 주장하게 하옵소서.
오, 주님께서 지신 십자가가, 그 악의에 찬 십자가가, 저에게는 둘도 없는 보물이 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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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카복음서 6장 36-38절 ………. [36] “여러분의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시오. [37 남을 심판하지 마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오. 남을 단죄하지 마시오. 그러면 그들도 여러분을 단죄하지 않을 것이오. 용서하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용서받을 것이오.
[38]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주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받을 것이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넉넉히 헤아려 여러분 품에 담아 주실 것이오. 여러분이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여러분도 되받을 것이오.”
*** 주님, 저는 표정으로는 다정한 사람 처럼 행세하지만,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전혀 자비로운 사람으로 살지 않았습니다.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비난하고, 치고, 내몰았습니다. 가장 의로운 사람 같이, 또는 가장 온화한 사람 같이,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단죄’ 만을 일삼았습니다. 주님, 용서해 주시옵소서.
주님, 저는 어려서부터 가난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남들도 가난에 익숙하기를 바랐습니다. 가난한 것이 무슨 불편이냐, 그냥 참고 지나라, 하고 마음 속에 동정심이 없이 지냈습니다.
주님, …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이여,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가난할 때에, 저에게 넉넉하게 베풀던 사람들의 고마움을 저는 잊고 살았습니다. 그 고마운 분들을 닮으려고 그들의 마음을, 그들의 행동을 배우고자 묵상하지 않았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불순종의 자식이 주님 앞에 섰습니다. 주 하나님, 무자비하고, 몰인정한 저주꾼이 여기 있습니다.
제 죄를 십자가의 피로 덮어 주시옵소서. 새 생명으로, 새 영혼으로 주님 앞에 서게 하여 주시옵소서.
용서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