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제13일, 말씀 묵상> …………… (공동번역개정판)
{ 구약 } 예레미야 18장 18, 20절 ……… [18] 그 말을 듣고 이 백성은 수군거립니다. ‘예레미야를 없애야 하겠는데 무슨 좋은 계책이 없을까? 이 사람이 없어도 법을 가르쳐 줄 사제가 있고 정책을 세울 현자가 있고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줄 예언자가 있다. 그러니 이 자를 그가 한 말로 때려잡자. 이 자의 말마디 마다 조심하여 듣자.’고 합니다. … [20] “이런 배은망덕이 어디 있습니까? 이 목숨을 끊으려고 함정을 팝니다. 제가 당신 앞에 지켜 서서, 이 백성을 잘되게 하여 주십사고 아뢰며 분노를 거두어 주십사고 아뢰던 일을 잊지 마십시오.”
**** ‘버려야 할, 우리의 고질적 죄’ 에 대해서, 오늘의 구약 본문은 남을 중상모략하는 버릇을 지적합니다. 말로 남을 못살게 구는 악습을 이 사순절에 버리도록 합시다.
예레미야 처럼 의로운 사람을, 말꼬투리를 잡아서, 여론몰이로 난도질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완전히 매장될 때까지 누명을 씌웠습니다. 사람을 말로써 죽였던 것입니다.
탈무드가 전하는 교훈집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귀는 친구를 만들고, 입은 적을 만든다.” 진정 우리들의 이웃들을 위해서는 많이 들어주는 것이 유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입을 벌려 많이 지껄이는 우리들의 말은, 자칫 여러 사람을 해칩니다.
* * * *
{ 성시 } 시편 31편 14-18절 ………. [14] 야훼여, 나는 당신만을 믿사옵니다. 당신만이 내 하느님이시라 고백하며 [15] 나의 앞날을 당신의 손에 맡기오니, 악을 쓰는 원수들의 손에서 이 몸을 건져 주소서. [16] 나는 당신의 종이오니 웃는 얼굴을 보여주소서. 한결같은 사랑으로 이 몸을 구하소서. [17] 야훼여, 당신을 부르는 나에게는 부끄러움을 주지 마시고 저 악당들을 부끄럽게 하시어 땅 속에서 잠잠케 하소서. [18] 거만하여 업신여기며 무죄한 삶을 거슬러 함부로 말하는 저 거짓말쟁이들의 입을 틀어막으소서.
**** ‘버려야 할, 우리의 고질적 죄’에 대해서 오늘의 성시는 거짓말을 꼽고 있습니다.
말을 많이 하면, 과장을 하게 되고, 과장이 심하면, 거짓말이 보태어집니다. 처음에는 애교로 내뱉던 거짓말일지라도, 나중에는 남을 해치는 거짓말이 될 수 있습니다.
한때 심각한 거짓말의 피해자였던 사람일지라도, 자기가 필요할 때면, 거짓말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비록 총선을 앞둔 기간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아무 쓸데없는 거짓말들의 혼돈 속에 살고 있습니다.
* * * *
{ 복음 } 마태오복음서 20장 25-28절 ……….. [25]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놓고 “너희도 알다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26]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27]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28]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하셨다.
**** ‘누가 그랬다’ 라는 제목의 시를 소개합니다. (저자 미상) “누가 그랬다 /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고 / 누가 그랬다 / 상처없는 사람은 없다고 / 그저 덜 아픈 사람이 / 더 아픈 사람을 / 안아 주는 거다 ”
예수님은 남보다 덜 상처를 받으셔서 남을 섬기면서 사셨던 분이 아니었습니다. 남보다 더 깊게 상처 받으셨고, 남보다 더 빨리 상처 받으셨지만, 오히려 상처를 덜 받으신 분 처럼, 이 세상에서 온전히 섬기며 사셨습니다.
섬기는 삶은, 우리 입에서 험담과 거짓이 사라지는 때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 입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험담했습니다. 저희가 다 기억할 수도 없습니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사람을 살리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저희 입의 말이 남을 섬기는 말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