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 전쟁’의 도발자는 ‘나’

<사순절 제15일, 말씀 묵상> …………….. (신복룡신구약성경)

{ 복음 } 마테오복음서 21장 33-46절 ……… [33] 다른 비유를 들어봅시다.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소. 그러고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습니다. [34] 포도 철이 가까워지자 그는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 오라고 소작인들에게 종을 보냈습니다. [35]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들을 붙잡아 하나는 매질하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에게는 돌을 던졌습니다.

[36] 주인이 다시 처음보다 더 많은 종을 보냈지만, 소작인들은 그들에게도 같은 짓을 했습니다. [37] 주인은 마침내 생각하기를,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습니다. [38] 그러나 소작인들은 아들을 보자 말하기를, ‘저 아들이 상속자이다. 잘 되었다. 저 아들을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 라고 하면서, [39] 그를 붙잡아 포도밭 밖으로 던져 죽였습니다. [40] 그러면 포도밭 주인이 와서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소?”

[41] 그들이 대답했다. “그렇게 사악한 무리는 가차 없이 없애 버리고, 제때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 [42]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성경에서 이 말씀을 읽어 본 적이 없습니까?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이 주춧돌이 되었도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이니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도다.’ (시편 118:22)

[43] 그러므로 내가 여러분에게 말하노니, 하나님은 여러분에게서 하나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백성에게 주실 것이오. [44] 그리고 그 돌 위에 떨어지는 무리는 부서지고, 그 돌에 맞는 무리는 누구나 으스러질 것이오.”

[45] 대제사장과 파리사이파 사람들은 이 비유를 듣자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을 알아차리고, [46] 예수를 붙잡으려 했으나 군중이 두려웠다. 군중이 예수를 예언자로 여겼기 때문이다.

* * * *

( 1 )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학부 신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종합대학교여서 학생들이 다른 학과 교수들의 교양과목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사람과 사회’ ‘사람과 사상’ 같은 과목들을 배우는 동안에 신학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2학년이 되면서 ‘비교종교학’ ‘신학개론’ 등 기초신학과목들을 공부하면서, 기독교도 하나의 종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하나님께서 계시기 때문에 인간이 종교를 믿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 종교를 창안했다는 착각까지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에 대한 고마움은 어느듯 사라지고, 교회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교회가 천진스런 저에게 허상을 보게 만들었구나, 하는 오해에 깊이 빠지게 된 것입니다.

그후 저는 신학과에 재학하면서도, 내가 나중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기독교라는 미궁에 빠지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 라는 주제로 저의 독자적인 공부를 했습니다. 이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일입니까?

영적 전쟁에서 적군의 포로가 되었던 것입니다.

( 2 ) 결국 하나님께서는 저에게서 신학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박탈하셨습니다. 그리고 12년 동안 저로 하여금 허송세월을 하게 하셨습니다. 제 정신이 돌아오기까지 단련받게 하셨습니다.

이윽고 서른다섯이 되어서야, 하나님의 집을 사모하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그제서야, 신학을 다시 공부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사탄의 포로가 되었던 저를 빼앗아 오셨던 것입니다.

( 3 ) 오늘 복음에 있는 말씀은 참으로 이상스런 비유입니다. 포도밭을 소작인에게 잘못 맡겼다가, 자기의 종들도 잃고, 아들까지 잃은 포도원 주인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포도원 농사하면서, 무슨 전쟁이나 치르듯 큰 난리를 만나는 사람이 현실세계에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인간은 참으로 괴악한 존재여서, 이런 일이 실제로 역사에 늘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포도원 전쟁의 도발자가 그 누구도 아닌, ‘소작인’으로 하나님께서 믿고 세상을 맡기신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각자가 하나님께 도전하는 전쟁도발자들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인간들에게 당하시기만 했던 것이 인류 역사이지 않았습니까?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골고다의 십자가로 보내셔서, 인류의 구원의 길을 여셨던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우주의 주인이시면서도, 저희 우매한 인류에게 온갖 천대와 수모를 당하시면서도 끝까지 인내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인류에게 영광 만을 받으시는 하나님이 되시도록 저희가 모시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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