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지은 사람은 죄의 종이 되지만..

<사순절 제31일, 말씀 묵상> ………. (개역개정)

{ 복음 } 요한복음 8장 34절 …….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

* * * *

봅 소년은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달포 전에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못된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봅은 아버지와 단 두 식구가 되었습니다.

그가 사는 동네는 미국 중부지방의 한 농촌이었고, 아버지는 지방행정부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를 대신해서 집 살림을 도와 줄 아저씨를 채용해서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봅이 학교에 다녀오면, 아저씨는 집안 일로 늘 바빴고, 서로 말을 나눌 일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봅은 혼자서 심심하게 지냈습니다.

하루는 봅이 고무줄을 나무에 매서 만든 새총을 들고 밖으로 나가서 참새를 찾고 있었습니다. 참새들은 새총을 들고 있는 봅을 보고는 재빨리 달아나곤 했습니다.

봅은 조심조심 다가서면서, 나무 위에 앉은 참새를 향해 새총을 쏘았습니다. 돌은 핑하니 솟구치고, 참새는 잽싸게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금방 쨍그렁 소리와 함께 봅의 집 뒷 창문의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봅은 달려가서 뒷창문 유리 하나가 깨진 것을 모두 주어서, 숲속에 던져 버렸습니다.

저녁이 되자 아버지가 돌아오셨습니다. 봅은 유리 깨진 것을 아버지가 아시게 될까봐, 저녁을 먹자마자 2층 자기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봅은 잠에서 깼어도, 아버지께서 출근하시며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아래층으로 내려와 조반을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가방을 메고 학교로 가려 할 때였습니다. 아저씨가 “봅아” 하고 불렀습니다. “네.” “너, 오늘 학교 다녀 와서, 물 좀 길어오렴.”

봅의 집은 우물이 있는 저 아래까지 물통을 들고 가서 물을 길어와야 했습니다. “내가 어떻게 물을 길어요?”

하지만 아저씨는 봅의 말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너도 할 수 있어.” 봅은 “못 해요. 그건 아저씨 일이에요.” 하고 딱 잘랐습니다.

그러자 아저씨는 말했습니다. “알았다. 그러면 오늘 네 아버지한테 일러 바치겠다. 어제 너, 유리 깬 거.”

‘아저씨가 알고 있었구나. 이거 야단났다.’ 생각한 봅은 하는 수 없이 대답했습니다. “알았어요.”

그날 학교에서 돌아와서 봅은 큰 물통을 가지고 우물에 가서 물을 길었습니다. 그 다음 날도 봅은 늦게 일어났고, 아버지가 출근한 후에야 내려와서 조반을 먹었고, 또 학교에 가려고 하는 순간 아저씨가 봅을 불러 세우며, 학교 다녀와서 물을 긷는데 두 번을 길어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봅은 하는 수 없었습니다. 어제는 간신히 물을 길어왔지만 하루만 길어오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또 하라니, 더구나 두 번을 길어야 한다니, …

그런데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그랬습니다. 봅은 점차로 맘 속에 억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안 일을 하라고 아저씨가 왔는데, 봅이 아저씨의 종이 되고 만 것입니다.

봅은 차라리 아버지에게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아시게 되면 야단 맞을텐데…

그래서 봅의 종살이는 날마다 계속되었고 봅은 더 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저녁을 잡수신 아버지께서 신문을 읽고 계신 앞으로 다가섰습니다. 그리고는 조용히 “아빠” 하고 불렀습니다. 아버지는 “봅, 왜 그러냐?” “말씀 드릴 것이 있어요.” 아버지는 신문을 옆으로 치우시면서, “응? 뭐냐, 말해 봐라” 하셨습니다.

봅은 눈물을 글썽이며, “제가 우리 집 유리창을 깼어요. 참새 총으로 참새 잡으려다가..” 아버지께서는 일어서서 다가와 봅을 끌어안으시며 “내가 알고 있었다. 네가 말할 때까지 내가 기다리고 있었지. 괜찮다. 실수로 그랬는 걸. 내일 내가 유리가게에 연락해서 고쳐 넣으라고 하겠다.” 하셨습니다.

봅은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오랜만에 편히 잠을 잤습니다.

다음 날이었습니다. 조반을 먹고 학교에 가려는데, 아저씨가 봅을 불러 세웠습니다. “너, 알지? 오늘..” 그때 봅은 말했습니다. “아저씨, 이젠 저 그 일 더 안 해도 돼요. 어제 저녁 제가 아버지께 모두 말씀 드려서 용서를 받았어요.” 봅은 날개 달린 참새처럼 팔랑팔랑 학교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죄를 지어 죄의 종이 되지 말게 하옵소서. 곧 회개함으로 자유함을 얻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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