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금요일, 사순절 제39일> ……… (성경전서 새번역)
{ 복음 } 요한 복음서 19장 7-16절 …….. [7] 유대 사람들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우리에게는 율법이 있는데 그 율법을 따르면 그는 마땅히 죽어야 합니다. 그가 자기를 가리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8]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워서 [9] 다시 관저 안으로 들어가서 예수께 물었다. “당신은 어디서 왔소?” 예수께서는 그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 그래서 빌라도가 예수께 말하였다.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이오? 나에게는 당신을 놓아줄 권한도 있고, 십자가에 처형할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11]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위에서 주지 않으셨더라면, 당신에게는 나를 어찌 할 아무런 권한도 없을 것이오. 그러므로 나를 당신에게 넘겨준 사람의 죄는 더 크다 할 것이오.”
[12] 이 말을 듣고서,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주려고 힘썼다. 그러나 유대 사람들은 “이 사람을 놓아주면, 총독님은 황제 폐하의 충신이 아닙니다. 자기를 가리켜서 왕이라고 하는 사람은, 누구나 황제 폐하를 반역하는 자입니다.” 하고 외쳤다.
[13]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를 데리고 나와서, 리토스트론이라고 부르는 재판석에 앉았다. ( … ) [14] 그날은 유월절 준비일이고, 때는 낮 열두 시쯤이었다. 빌라도가 유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보시오. 당신들의 왕이오.” [15] 그들이 외쳤다.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의 왕을 십자가에 못박으란 말이오?” 대제사장들이 대답하였다. “우리에게는 황제 폐하 밖에는 왕이 없습니다.” [16] 이리하여 이제 빌라도는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그들에게 넘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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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권은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에게 아무런 죄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무죄선고를 하고 예수님을 석방할 생각이었습니다.(본문 12절)
그런데 그것을 거부한 자들이 누구였습니까? 대제사장들과 그와 합세한 무리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빌라도에게 강하게 요청합니다.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판결하는 것이, 재판장인 빌라도가 내릴 최종결심이어야 한다고 억지를 부렸습니다.(본문 15절)
그리고 만약에 그렇게 재판을 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로마제국의 황제에게 반역한 자를 무죄로 재판한 결과가 되는 것이라고 총독을 위협했습니다.(본문 12절)
절대 다수의 유대인들이 예수를 죽일 자라고 주장하고 있었으므로, 총독은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맙니다. 사형에 처하라고.(본문 16절)
그러면 누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것입니까? 물론 대제사장들이 이 불법한 재판이 추진되도록 주동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합세한 세력들 곧 율법학자들과 재판정에 모여 들었던 수많은 군중들입니다.
그리고 재판권을 가진 로마 총독 빌라도가 책임을 면할 방법은 없습니다. 재판장인 그가, 최소한, 로마법이 자부하는 ‘정의’의 법정신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군중에게 떠밀려 불법적인 재판을 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오시기 전부터 정의의 본체시며, 세상 사는 동안에도 아무런 죄가 없으셨던 예수님은 최극형인 십자가형에 해당하는 죄인으로 규정받고 사형을 당하십니다.
왜 무죄한 예수님께서 사형을 당하셨는가, 하는 문제가 우리 앞에 던져져 있습니다. 무죄한 예수님을 두려워했던 인간들이 누구였습니까? 하나님의 존재를 두려워했던 자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배반하는 불법으로, 소득을 챙기며 살아가는 대제사장족들, 그리고 그들의 비호 아래 백성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며 살아가는 자들, 그리고 그들의 불법을 말없이 동의하며 살아가던 무책임한 방관자들, 이 모든 세속적 죄악의 집합체가, 가장 순결하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것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 우리 앞에 계셨더라면, 그분을 십자가로 보낼 자들이 이 불법한 기득권자와, 그들의 옹호자들과, 기회주의자들인 것입니다. 즉, 우리들 자신인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로마 총독 빌라도가 저희였고, 대제사장이 저희였으며, 총독의 재판정에서 아우성치던 자들이 저희였습니다. 저희를 용서하옵소서. 불법의 편에 서지 말게 하시며, 예수님의 진리와 정의 편에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