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첫 주인공 예수님

<부활대축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개정판)

{ 구약 차용 } 사도행전 10장 39-41절 …….. [39] 우리는 예수께서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목격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그분을 십자가에 달아 죽였지만 [40] 하느님께서는 그분을사흘 만에 다시 살리시고 우리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41] 그분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증인으로 미리 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분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 서신 } 고린도전서 15장 3-8, 11절 ……… [3] 나는 내가 전해 받은 가장 중요한 것을 여러분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성서에 기록된 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죽으셨다는 것과 [4] 무덤에 묻히셨다는 것과 성서에 기록된 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과 [5] 그 후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뒤에 다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6] 또 한번에 오백 명이 넘는 교우들에게도 나타나셨는데 그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7] 그 뒤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8] 그리고 팔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 [11] 내가 전하든지 다른 사도들이 전하든지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전하고 있으며 여러분은 그것을 믿었습니다.

{ 복음 } 요한복음 20장 11-18절 …….. [11] 한편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던 마리아가 몸을 굽혀 무덤 속을 들여다보니 [12] 흰 옷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13]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하고 물었다. “누군가가 제 주님을 꺼내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리아가 이렇게 대답하고 나서 [14]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예수께서 거기에 서 계셨다. 그러나 그분이 예수인 줄은 미처 몰랐다. [15]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 왜 울고 있느냐? 누구를 찾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이 동산지기인 줄 알고 “여보셔요. 당신이 그분을 옮겨갔거든 어디에다 모셨는지 알려 주셔요. 내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자 마리아는 예수께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뽀니!” 하고 불렀다. (이 말은 ‘선생님.’ 이라는 뜻이다.) [17] 예수께서는 마리아에게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붙잡지 말고 어서 내 형제들을 찾아가거라. 그리고 ‘나는 내 아버지이며 너희의 아버지 곧 내 하느님이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고 전하여라. ” 하고 일러주셨다. [18]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만나 뵌 일과 주님께서 자기에게 일러주신 말씀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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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본래 태초부터 ‘죽음이 없는’(immortal) 세계에 계셨던 분으로서, ‘죽을 운명’(mortal)의 세계에 내려온 분이셨습니다. 30년 남짓 메시아(구세주)로서 살고, 대속의 제물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 다시 ‘죽음이 없는’(immortal) 세계로 환원되셨습니다.

사흘 사이에, ‘죽을 운명’의 세계에 사시다가, ‘죽음이 없는’ 세계로 가셔서, 시선을 돌려 ‘죽을 운명’의 세계를 내려다보시는 느낌이 어떤 것이었을까요?

먼저, 평소 함께 지내시던 제자들을 만나 주셨습니다. 또 오백 명의 성도들을 만나 주셨다고 했습니다. 새로이 사도가 된 바울도 만나 주셨습니다. (고전 15:5-8)

‘죽을 운명’의 세상에 사는 인생들의 한계, 곧 이기성, 생존본능, 경쟁과 질투, 세속의 관습과 타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나약함을 바라보시며, 한없이 슬프셨습니다. 특별히 영생을 갈구하면서도, 영생의 실재를 믿지 못하는 이중성은, 예수님께서 보시기에 참으로 딱했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을 격려하시면서, 부활과 영생은 다만 그리스도 예수 만의 특권이 아니고, 사도들에게도, 또 모든 신실한 성도들에게도 보장된 약속임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실험에 의해서 재현이 가능한 것만을 믿는 과학주의, 역사적으로 실증이 남아 있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믿는 합리주의, 특히 현대인들이 심취하는 ‘인공지능’이 동의해 주지 않으면 믿지 않는 디지털 신봉주의가, 창조주 하나님의 ‘죽음이 없는’ 세계를 ‘허구’로 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 세상을 향하여 선언합니다. 부활의 첫 열매(주인공)가 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고, 우리를 위해 부활하셨고, 또 우리를 위해 다시 오실 것” 임을, 이 아침에 다시 선언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이 불신의 세계에서 부활절을 다시 맞이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비록 ‘죽을 운명’의 세계에 살고 있더라도, ‘죽음이 없는’ 세계를 바라볼 수 있도록, 부활의 첫 주인공 예수님의 부활을 신실한 증인들에게 보여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저희도 영원을 위해 살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