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개정판)
{ 만도 제1독서 } 고린도후서 4장 16 – 5장 4절, 7-9절 … [16]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외적 인간은 낡아지지만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17] 우리는 지금 잠시 동안 가벼운 고난을 겪고 있지만 그것은 한량없이 크고 영원한 영광을우리에게 가져다 줄 것입니다.
[18] 우리는 보이는 것에 눈길을 돌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에 눈길을 돌립니다. 보이는 것은 잠시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5:1] 우리가 들어 있는 지상의 장막집이 무너지면 우리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에 들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세워주시는 집입니다.
[2] 지금 육신의 장막을 쓰고 사는 우리는 옷을 입듯이 하늘에 있는 우리의 집을 덧입기를 갈망하면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3] 우리가 그것을 입으면 벌거숭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4] 이 장막에 머물러 있는 동안 우리는 무거운 짐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 장막을 벗어버리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
[7] 사실 우리는 보이는 것으로 살아가지 않고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8]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이 든든하며 오히려 육체를 떠나서 주님과 함께 평안히 살기를 원합니다. [9] 그러나 우리가 육체에 머물러 있든지 떠나서 주님 곁에 가 있든지 오직 그분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만이 우리의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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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늙어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갖가지 병에 걸리기도 하고, 사고도 만나고, 늙는 것은 낡아가는 것입니다. 제가 인생 80줄에 들고 보니까, 육신의 건강에 이제 더 자신할 수 없다는 느낌이 절실합니다.
그래서 ‘미리멀리즘’ (소유최소화)을 제창하는 사람들의 권유를 따라, 저도 평생 간직했던 책들 중의 대부분을 어느 지방교회 도서실에 기증했습니다. 그래도 제 곁에 아직 둔 몇 권의 책들은, 제 영혼에 활력을 줄만하다고 생각하는 책들입니다.
제 육신은 늙어가도 제 영혼은 언젠가 하늘나라를 향해 약동하며 날아올라야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본문 4:16)
( 2 ) ‘지상의 장막집이 무너진다’(본문 5:1) 는 말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누구에게나 ‘지상의 장막집’이 무너질 날이 오게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죽음이 생명을 삼켜 버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자녀들은, 예수님의 부활에서, 생명(영생)이 죽음을 삼켜 버린다는 사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죽으면,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영원한 나라의 옷을 곧 입게 됩니다.(본문 5:1-2) 관 속에서 입고 있던 수의마저 우리의 몸과 함께, 화장터에서 타 버리든가, 흙 속에서 썩고 말 것이니, 우리는 하늘나라의 새 옷을 입어야 합니다.
그 옷이야말로 영광스럽고 온전한 옷(몸)일 것입니다. 시각장애를 지닌 제 친구 아브라함 사제도, 거제도에 사는 제 뇌성마비 친구 베드로도 언젠가 모두 하늘나라의 온전한 몸(옷)을 입게 될 줄을 믿습니다.
( 3 ) 하늘나라의 옷을 빨리 입겠다고 서두를(‘자해’) 필요는 없습니다.(본문 5:4) 세상에서 불편한 옷(몸)을 입고 ‘신음하며’ 살고 있다 하더라도, 하늘의 옷을 어서 바꿔입고 싶어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불편한 몸으로도 세상에서 아직 이루실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권면하기를 “육체에 머물러 있든지, 죽어서 주님 곁으로 가든지 간에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것이 우리의 소원입니다.”(본문 5:9) 라고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기도생활로 주님께 기쁨을 드리며, 어떤 이들은 이웃을 섬기는 생활로, 어떤 이들은 말과 글로 어진 일깨움을 나누면서, 어떤 이들은 자기가 지닌 재물을 가난한 이들과 나눔으로 주님께 기쁨을 드리며 여생을 보냅니다.
<기도> 주 하느님, 영생이 죽음을 삼키게 됨을 믿습니다. 모든 진실과, 자비와, 거룩함과, 정의로움이 영원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예수님의 부활로써 믿게 되어,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가 살아 있어서나 죽어서나 주님께 기쁨을 드리며 살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