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저녁에 신학 총론을 마쳐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복음 } 요한의 복음서 3장 13-21절 ………. [13]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의 아들 외에는 아무도 하늘에 올라간 일이 없다. [14] 구리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이 들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높이 들려야 한다.

[15]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 [16]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셨다. [17]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18] 그를 믿는 사람은 죄인으로 판결받지 않으나 믿지 않는 사람은 이미 죄인으로 판결을 받았다. 하느님의 외아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19] 빛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자기들의 행실이 악하여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했다. 이것이 벌써 죄인으로 판결받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20] 과연 악한 일을 일삼는 자는 누구나 자기 죄상이 드러날까봐 빛을 미워하고 멀리한다. [21] 그러나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그가 한 일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따라 한 일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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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토트와 다수의 신학자들이 합동으로 집필한, ‘단권’으로 된 신학 총론 책이 있습니다. 또 연전에는 제가 ‘복음학교’에서 김용의 선교사에게 단지 한 주간 동안에 복음적인 신학총론을 들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하룻저녁에 신학총론을 바리사이파의 지도자 격인 니고데모에게 들려주신 내용을 싣고 있습니다. 제가 의도적으로 전통적 신학 분류법에 따라 제목을 붙여 보았습니다.

1. <신론> 하느님께서 세상사람들을 극진히 사랑하셨습니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셨고,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는 제물로 삼으실만큼 인간을 사랑하셨습니다.(본문 16-17절)

2. <기독론> 하느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예수 그리스도는 이 죄악 세상을 단죄하시려고 오신 것이 아니고(본문 17절), 도리어 구원하러 오신 ‘사람의 아들’(‘구세주’의 별칭, 다니엘서 7:13 참조) 이었습니다.

3. <속죄론> 그는 세상 모든 죄를 자기 몸에 지고, 십자가에 오르셨습니다. 그리하여, 옛 모세 시대에 기둥에 달아놓은 불뱀(구리 뱀)을 쳐다보는 사람들은 모두 목숨을 건진 것처럼(민수기 21:8-9), 속죄의 제물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공로를 의지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본문 17-18절)

4. <구원론>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우리의 죄를 사하셨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들은 모두 구원함을 받습니다.(본문 18절)

5. <인간론, 기독교윤리> 사람들은 지은 죄로 말미암아 빛보다 어둠(세속, 마귀, 정욕을 따르는 일)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본문 19절) 그러나 빛으로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빛 가운데 살기를 좋아합니다. 빛의 자녀들은 하느님의 속성 곧 사랑, 거룩함, 의로움, 진리를 지향합니다.

6. <성령론> 진리의 성령께서는 빛의 자녀들을 이끌어 구원을 얻게 하십니다. 그래서 니고데모를 대면하셨을 때에, 예수님의 제일성이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지 않으면 아무도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하셨습니다.(요 3:5)

오늘날의 성직과정은 학부 4년을 마친 사람에게, 신학대학원(MDiv.) 과정 3년을 부과합니다. 이렇게 7년이 필요합니다. 과연 이런 오랜 기간의 학술적 수련이 꼭 필요한 것인지는 이제 좀 재검토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성직자나 평신도나 신학적 도야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호교신학’, 즉 복음을 부인하는 여러가지 세속적 반론에 대항하여, 그들의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호교신학의 훈련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문적인 신학과목을 배우는 것보다, 복음을 영혼으로 받아들이고, 심령에 간직된 신앙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행동과 삶으로 나타내는 훈련을 받게 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를 성령 안에서 매일 새롭게 태어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저희 몸을 주 하느님께서 사랑과 의와 복음진리의 도구로 쓰시도록 이 세상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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