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만도 2과 } 요한복음 16장 31-33절 …….. [31] 그러자 예수께서는 “너희가 이제야 믿느냐? [32] 그러나 이제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제각기 자기 갈 곳으로 흩어져 갈 때가 올 것이다. 아니 그 때는 이미 왔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니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33] …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하고 말씀하셨다.
*** ( 1 ) 1966년 기독교 정기간행물에 현장 탐방을 싣기 위해서 이름도 유명한 제암리교회를 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만세운동에 앞장섰던 이 교회 교우들이 교회에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던 도중, 일경들이 들이닥쳐 교회문을 잠그고 불을 질러, 온 교우가 불에 타서 순교했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참혹한 죽음이었습니다.
( 2 ) 제 아버지 이재면 목사가 6.25 이전에 평양 성화신학교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저의 집은 신학교 기숙사와 한 울타리에 있었기 때문에, 450명 신학생들이 대부분 낯이 익었습니다.
신학교 학생들은 모두 반공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늘 공안이 그들의 동태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교실마다 전면벽에 걸어놓은 김일성과 스탈린의 사진 액자들을 모두 떼어다가 운동장 한 가운데에서 불태웠습니다. 이 일로 해서 북한 당국은 신학교를 폐교조치했습니다.
폐교를 애석히 여겨, 교수들과 학생들이 ‘오라토리오 메시아’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그 공연이 끝나고 ‘내무서’(경찰서)는 학생회 임원들과 반공운동에 앞장섰던 학생들을 일제히 검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과 교수, 그리고 학생의 부모 형제들 도합 24명이 순교당했습니다. 대부분 기숙사 뜰에서 저를 쓰다듬던 분들이었습니다.
동서고금에,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은, 그들이 속한 체제의 박해 아래에서 살게 마련입니다.
( 3 ) 한국전쟁이 휴전된지 이제 71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에, 본격적인 기독교 박해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박해의 칼날이 어디선가 준비되고 있지 않은가 염려됩니다.
무슬림국가들이나 북한의 기독교 탄압은 발각되는 즉시 목숨을 빼앗는 박해고, 중국의 탄압은 제도적으로 ‘고사’(말려 죽이는)시키는 박해라면, 소위 기존의 선진국들의 교회파괴 공작은 세속주의와 무신론적 과학주의에 의한 교회해체를 시키는 박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향후 한국교회에 다가오는 탄압은 이 세 가지 계략을 모두 동원한 박해일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깨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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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도 1과 } 베드로전서 4장 12-14, 17절 …….. [12] 사랑하는 여러분, 시련의 불길이 여러분 가운데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여러분을 시험하려는 것이니 무슨 큰일이나 생긴 것처럼 놀라지 마십시오. [13]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니 오히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은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실 때에 기뻐서 뛰며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14] 여러분이 그리스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행복합니다. … [17] 심판의 때는 왔습니다. 하느님의 백성이 먼저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 ( 4 ) 지난 70여 년의 세월이 한국교회의 태평성세였다면, 진정 대한민국이 이상적 사회였기 때문이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교회가 교회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만약 교회가 제 구실을 했던들, 교회가 사회로부터 많은 도전을 받았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오늘의 본문은 “(시련의 불길이 일어나더라도),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니 오히려 기뻐하십시오.” (본문 13절) 라고 했습니다. 이런 기회가 우리들의 교회가 정화될 때가 될 것입니다. 세속주의의 침투는 오히려 내부자들에 의해서 더욱 교회를 힘들게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에게 고난의 때가 오더라도 굳건히 믿음을 지키게 하옵소서. 교회를 향한 박해자들의 키질을 잘 견뎌 내며, 교회를 정화하는 기회로 삼아, 주님 앞에 아름답고 신실한 신부로 서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