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서신 } 사도행전 7장 51절 – 8장 1상반절 ……. “… [51] 목이 뻣뻣하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치르지 못한 사람들이여, 여러분은 줄곧 성령을 거역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조상과 똑같습니다. [52] 예언자 가운데 여러분의 조상으로부터 박해받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여러분의 조상은 공의로우신 분께서 오시리라고 예고한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여러분은 그 공의로우신 분을 배신하고 죽였습니다. 여러분은 천사들의 지시에 따라 율법을 받고서 그것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54] 군중은 그 말을 듣고 분노가 치밀어 스테파노에게 이를 갈았다. [55] 그러나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했다. 그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니,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 [56]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보시오, 하늘이 열리고 사람의 아들이 하나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57] 군중은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았다. 그리고 일제히 스테파노에게 달려들어, [58] 그를 성 밖으로 몰아내어 돌을 던졌다. 그 증인들은 겉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젊은이의 발 앞에 두었다.
[59]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 스테파노는 이렇게 기도했다. “주 예수님, 제 영혼을 받아 주소서.” [60] 그리고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외쳤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소서.” 스테파노는 이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8:1] 사울은 스테파노를 죽이는 일에 찬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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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중에 가장 아름답고, 고상하며, 소담하게 생긴 꽃은, 단연 모란입니다. 시인 김영랑이 읊었듯이 “모란이 뚝, 뚝, 떨어지는” 것을 볼 때면, 흡사 기독교의 순교자들의 순교의 모습을 닮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또 한 송이의 모란’ 이 2천 년 전, 예루살렘 거리에서 숨져 갔습니다. 그의 이름은 스테파노였습니다. 그의 일생에 관해서는 사도행전 6-7장에 나타난 것 이외에는 아무 기록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짧은 기록에서 알아볼 수 있는 것은 그가, 희랍어를 잘 하는 이였고, ‘믿음과 능력이 가득한 사람’(행 6:5) 이라는 것, 그리고 그의 설교에서 보듯, 성경에 정통한 이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초대교회에서 부제(집사) 직임을 맡았습니다. 다만 통역과 신도들의 물자 배급을 위해서 일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지만, 오늘 본문에서, 유대인의 의회에 ‘신성모독’의 조작된 혐의로 체포 당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자리에서 복음의 변증을 담은 설교를 했습니다.
그는 ‘예수가 선조로부터 고대하던 메시아이심’을 증거했고, 예루살렘의 권세가들이 앞장서,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을 죽였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이에 격분한 의회의 무리들은 스테파노를 성 밖으로 몰아내고, 그를 향해 무수히 돌을 던져, 결국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의 목숨이 끊어져 가던 때에, 돌팔매질 속에서 그가 있는 힘을 다해 마지막으로 외치기를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소서.” 라고 하나님께 간구했습니다. 이런 고결한 죽음이 기독교 역사의 첫 순교자 스테파노의 모습이었습니다.
‘신성한 모란’ 한 송이가 예루살렘 성 밖에서 뚝 떨어지고 만 것입니다. 이 때가 대략 주후 35년 경으로 추측됩니다.
한 분의 인생의 궤적은 이렇게 끝맺었습니다. 그런데 또 한 분의 고결한 인생이 이 때로부터 사도들의 행적에 등재됩니다. 그는 사울(나중에 ‘바울로’가 됨)이었습니다. 아직 율법주의의 헛된 전통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하나님의 사람을 처형하는 일에 앞장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기독교 박해의 전위대 대장으로 다마스쿠스로 가던 도중 부활-승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큰 빛으로 임하시는 주님 앞에 바울은 땅에 엎어졌고, 그의 삶이 새로운 궤적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다마스쿠스에서 아나니아를 만나 하나님께로부터 사도의 사명을 맡겨 주신 것을 알게 되며, 아라비아로 가서 은거생활을 하다가, 고향 다소로 가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안디옥 교회로 가서 세계선교의 비젼을 받습니다.
소아시아(튀르키예)와 마케도니아(그리스) 지방 곳곳에서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세우다가, 마침내 그의 노년을 예루살렘과 로마에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끝마치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 로마군인들의 호송을 받으며 카이저(황제)의 재판을 받기 위해 로마까지 갑니다.
주후 64년 경에 그가 순교할 때까지 로마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장렬히 그의 생애를 마칩니다. 이것이 스테반이 죽은 후 30여 년이 지난 때의 일입니다. 또 한 분의 늠름한 ‘모란 꽃 한 송이’가 뚝 떨어진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감히 비옵니다. 저희의 삶의 궤적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섬기는 삶으로 마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