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십자가 무한 영광일세”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새번역)

헬레나 왕후 ( 255? – 330? ) 기념일

{ 만도 1과 } 요한1서 4장 16-21절 ….…. [16] …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있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있고, 하나님도 그 사람 안에 계십니다. [17]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되었다는 사실은 이 점에 있으니, 곧 우리로 하여금 심판 날에 담대함을 가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담대해지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사신 대로 또한 우리도 이 세상에서 그렇게 살기 때문입니다. [18]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두려움은 징벌과 관련이 있습니다.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19]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20] 누가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자기 형제자매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보이는 자기 형제자매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21]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자매도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계명을 주님에게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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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초기 기독교 신자들이 통용했던 신앙의 심벌은 물고기 형태를 지닌 문자였습니다. ‘물고기’ 라는 뜻의 희랍어 ‘익투스’(IXThUS)를 희랍어 알파벳 대문자로 쓰면, 물고기 모양이 됩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라는 문장을 만드는 다섯 단어의 앞자를 이으면 이 단어가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물고기 심벌은, 기독교 박해가 심하던 초기 3백 년 동안,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서로 은밀히 정체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주후 326년에 이르러, 로마의 황제 콘스탄틴의 어머니 헬레나 왕후에 의해, 예수님께서 달리셨던 십자가가 예루살렘에서 발견된 이래로, 기독교회는 십자가를 기독교 신앙의 최고의 상징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헬레나는 서민 출신으로 콘스탄틴 황제의 아버지 콘스탄티우스 황제와 결혼하였지만, 정치적인 문제로 폐위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들이 황제에 즉위하면서, 왕후의 지위를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헬레나가 언제 기독교 신앙에 입문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활동하신 사적지를 순례하고 싶은 마음이 남달리 컸습니다. 주후 326년에, 헬레나는 그의 소망을 이루어, 성지 예루살렘을 방문해서, 복음서의 기록을 따라, 성지발굴을 착수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이 보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로마 제국이 3백 년 간 기독교를 박해하면서, 예수님의 사적지를 모두 파괴하거나, 산더미 같은 흙으로 매몰시켰기 때문이었습니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사흘간 묻혔던 아리마태 요셉의 무덤은 도저히 발굴이 불가능하게 흙으로 산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이를 다시 찾는 일은 기적과도 같았습니다. 헬레나의 끈질긴 노력 끝에 무덤도 발견했고, 갈보리 언덕에 세워졌던 세 개의 십자가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그 당시 한 예루살렘 여인이 불치의 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 세 개의 십자가 가운데 어느 십자가를 만졌을 때에 그의 병이 씻은 듯 나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달리셨던 십자가로 인정되는 십자가를 찾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 2 ) 수 년 전에 서울대성당의 조인형 교수와 중국에 단기선교를 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져쟝성의 한 도시에 가니까, 한 유리공예가의 공장이 중국에서 이름난 관광코스의 하나였습니다.

한국에서 왔다니까, 기념품을 만들어 주겠다며 유리잔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냐 묻기에, 한국에서 파이프올간을 제일 잘 하는 분이라고 했더니, 그의 말이 자기가 어렸을 적에 교회에 다녔는데, “십자가 십자가” 하는 찬송을 불렀던 기억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조인형 교수가 어느듯, 작업실 복판에 놓여 있는 피아노로 가서 찬송가 “십자가로 가까이 나를 이끄시고 … 십자가 십자가 …”(496장, 성공회성가 571장)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 공예가도, 동행했던 중국성도들도 한참 동안 십자가에 관련된 여러 찬송을 불렀습니다.

지금도 그 분이 살아 계시다면, 교회출석과 예배를 회복하여 “십자가, 십자가”를 맘껏 부르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기도> 주 하나님, 예수님께서 달리셨던 십자가가 저희들의 자랑이요, 소망이요, 구원입니다. 이 십자가를 사랑하며, 십자가복음의 은혜를 저희 이웃과 나누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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