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구약 } 열왕기상 19장 8 – 18절 …. [8] 엘리야는 일어나서 먹고 마셨다. 그는 음식을 먹고 힘을 얻어 사십 일을 밤낮으로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다. [9] 그가 거기 한 동굴에 이르러 그 속에서 그 날 밤을 지내는데 갑자기 야훼의 말씀이 들려왔다. “엘리야야, 네가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10]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당신과 맺은 계약을 저버리는 것을 보고 만군의 하느님 야훼를 생각하여 가슴에 불이 붙고 있습니다. 이 백성은 당신의 제단을 헐었을 뿐 아니라 당신의 예언자들을 칼로 쳐죽였습니다. 이제 예언자라고는 저 하나 남았는데 그들이 저마저 죽이려고 찾고 있습니다.” [11] 다시 음성이 들려왔다. “앞으로 나가서 야훼 앞에 있는 산 위에 서 있거라.” 그리고 야훼께서 지나가시는데 크고 강한 바람 한 줄기가 있어 산을 뒤흔들고 야훼 앞에 있는 바위를 산산조각 내었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바람 가운데 계시지 않았다. 바람이 지나간 다음에 지진이 일어났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지진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12] 지진 다음에 불이 일어났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불길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불길이 지나간 다음, 조용하고 여린 소리가 들려왔다.
[13] 엘리야는 목소리를 듣고 겉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동굴 어귀로 나와 섰다. 그러나 그에게 한 소리가 들려왔다. “엘리야야, 네가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14]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당신과 맺은 계약을 저버리는 것을 보고 만군의 하느님 야훼를 생각하여 가슴에 불이 붙고 있습니다. 이 백성은 당신의 제단을 헐었을 뿐 아니라 당신의 예언자들을 칼로 쳐죽였습니다. 이제 예언자라고는 저 하나 남았는데 그들이 저마저 죽이려고 찾고 있습니다.” [15] 야훼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다마스쿠스 광야로 해서 돌아가거라. … [18]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도, 입맞추지도 않았던 칠천 명을 남겨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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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하느님의 사람 엘리야도 인간인지라 자기 목숨을 빼앗길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그가 도망쳐서 가나안에서 가장 먼 아라비아반도의 끝자락에 있는 호렙산에 이르렀습니다.
그토록 박해의 칼날을 멀리 피했으면 이제 그의 영혼이 평안해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바알의 제사장들을 몰살한 엘리야가, 바알의 편에 서서 진두지휘했던 왕 아합과 그의 사악한 아내 이세벨의 칼날을 왜 두려워하지 않았겠습니까?
호렙에 이르러, 그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네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두 차례 물으시는 하느님의 음성 앞에(본문 9, 13절), 그는 똑같은 대답을 두 번 합니다. “지금 저들이 제 생명을 노리고 있습니다. 제가 죽으면 예언자 역사는 끝이 납니다.”
이때 하느님께서 엘리야에게 하느님의 살아계심을 보이셨습니다. 바람으로, 지진으로, 또 불로 얼마든지 세상을 뒤엎으실 수 있는 능력의 하느님이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엘리야는 바람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찾아보았고, 지진 가운데서, 또 불 가운데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려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인간의 눈에 보이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그후 그는 한 ‘조용하고 여린’ 음성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음성으로, 그것도 조용하고 여린 음성으로 육신의 귀가 아닌, 영혼의 귀에 말씀하십니다.
예언자의 역사가 끝이 날는지 안 날는지는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 주셨습니다. “아직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칠천 명이 살아 있을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엘리야에게, 사명의 장소, 곧 하느님의 백성들이 살고 있는 가나안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하십니다. 그리고 안전한 귀국 길까지 일러 주십니다.(본문 15절)
( 2 ) 하느님의 사람은 자신의 생명이 살고 죽는 데에 너무 연연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하느님의 나라가 임하시며, 하느님의 공의의 통치가 실현되는 일입니다.
세상은 영적 전쟁 마당입니다. 피할 곳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하느님의 백성으로 사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입니다.
날마다 우리의 영혼에 속삭여오는 하느님의 음성에 귀기울이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하느님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