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성경)
{ 만도 2과 } 마테오복음서 17장 14-21절 …… [14] 제자들이 군중 쪽으로 가자 어떤 사람이 예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말했다. [15] “주님,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간질에 걸려 몹시 고생하고 있습니다. 자주 불 속으로 뛰어들기도 하고 자주 물에 빠지기도 합니다. [16]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했습니다.” [17] 그러자 예수께서 이르셨다.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여! 내가 언제까지 여러분과 함께 있어야 하겠소? 내가 언제까지 여러분을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오? 아이를 이리 데려오시오.”
[18] 그런 다음 예수께서 호통치시자 아이에게서 마귀가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바로 아이가 나았다. [19] 그때 제자들이 따로 예수께 다가와 여쭈었다.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했습니까?” [20]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여러분의 믿음이 여린 탓이오.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노니, 여러분이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에게,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해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오. 여러분이 못 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오. [21] 그런 것은 기도와 단식이 아니면 나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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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똑같은 사건에 관해서 마가복음이 전하는 이야기(막 9:14-29)는 마태복음 평행본문(오늘의 본문)과 누가복음의 평행본문(눅 9:37-43)과 비교할 때, 대체로 비슷하지만 약간씩의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모두 비슷합니다. 그러나 마귀 들렸던 아이를 제자들은 왜 고칠 수가 없었는가 하는 제자들의 질문에 대해, 예수님의 대답이 각각 차이가 있습니다.
마가복음은 ‘기도하지 않아서’(막 9:29) 라고 했고, 누가복음은 ‘믿음이 부족했다’(눅 9:41)고 했고, 마태복음은 ‘믿음이 약했다’(마 17:20)는 대답으로 종결지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마태복음 사본은, 예수님께서 ‘기도와 단식을 하지 않고서는 쫓아낼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기는, ‘단식’은 기도의 간절함이 극진할 때에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귀에게 시달리는 아이를 만났을 때, 그 자리에서 새삼스럽게 단식을 시작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러므로 평소, 단식을 통하여 성령 하나님의 임재를 기원하는 진지함이 있고서야, 마귀 들린 사람을 만났을 때에 그 마귀를 쫓아낼 수가 있는 것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에게 기도 부탁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때로는 주님의 제자들처럼 환자를 저에게 데려와서 기도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해 드려서,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즉답을 주시지 않습니다.
저는 주님의 제자들 못지않게 기도와 단식이 절실한 사람입니다.
( 2 ) 기도로써 교회의 진부한 사고방식을 고쳐, 영국교회로 하여금 사회변혁을 위해 일하도록 애쓴 한 쌍의 부부를 오늘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사무엘 바아넷 (Samuel Barnett, 1844 – 1913) 사제와 그의 아내 헨리엣(1851 – 1936) 부부였습니다.
그들은 결혼 무렵부터 ‘자선사업기구연합’ 이라는 단체의 창설작업에 함께 참여하여, 야학 또는 오락시설등을 설치하는 등, 교회 외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의 모든 사회계층의 인사들로 하여금 사회변혁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가는 개척적인 활동을 벌였습니다. 물론 교회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최악의 노동환경 속에서 단순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하층 노동자들로부터 각계 중산층 사회인사들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사회가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들의 해법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가운데, 성경의 가르침을 삶에서 실험하는 장을 열어 주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습니다.
1913년 오늘, 남편을 사별한 헨리엣은 그녀의 강인한 신념과 단호한 추진력으로 ‘함스테드가든서버브’ 라는 이름의 공동체를 설립하여 사회각층을 망라한 협의체를 20년 이상에 걸쳐 운영하던 중 1936년 6월 10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행동하는 기도의 사람 사무엘 바아넷과 그의 부인 헨리엣을 비롯한 기도의 사람들을 보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사회문제들을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기도, 간절하고 진지한 기도로써 저희에게 맡기신 사명을 이루어가는 믿음의 사람들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