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복음 } 마테오복음서 6장 7-15절 …… [7] “여러분은 기도할 때 이방 민족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시오.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합니다. [8] 그들을 닮지 마시오. 여러분의 아버지는 여러분이 간청하기에 앞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십니다. [9]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렇게 기도하시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11] 오늘 저희에게 날마다 먹을 양식을 주시고, [12] 저희에게 잘못한 사람을 저희가 용서했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이끄시고, 죄악을 저지르지 않게 하소서.’
[14]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여러분 아버지께서도 여러분을 용서하실 것이오. [15] 그러나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여러분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오.”
* ====== *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기도생활의 기준으로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것을 ‘주기도’ 또는 ‘주의 기도’라고 이름지어, 우리들이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히 자주 외우고 있는 만큼, 오히려 그 기도의 내용을 우리들이 간과하기 쉽습니다.
제 느낌으로는, 이 ‘주기도’를 저는 마치 주문 외우듯이 드리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비는 기도의 내용이, 마치 수수방관만 하고 계신 하나님을 일깨워 드려서, 이만한 정도는 하나님께서 꼭 하셔야 할 일이라고 알려 드리는 것처럼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특별히 주기도문은 가장 기본적으로 우리가 간구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는 기도인데, 이 기도마저도 하나님께 하나님의 사명을 일깨우듯 기도하는 것으로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래와 같이 주기도문의 문장별로, 각 기도문의 뒤끝에 기도를 드리는 사람 자신의 사명에 대해 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해서 메모를 해 봅니다. 마음을 넓히시어, 한 번 참고하시기를 권합니다.
———-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기 위해, 저도 미력이나마 마음과 힘을 기울이도록 인도하옵소서. >>
*)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는 일에 저도 미천한 노력이나마 성의를 다하게 하옵소서. >>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 또한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저도 보잘것없는 헌신이나마 기울여 아버지의 뜻을 섬기게 하소서. >>
*) 오늘 저희에게 날마다 먹을 양식을 주시고, << 또한 제가 먹을 양식을 저도 가난한 이웃에게 힘닿는껏 나누게 하옵소서. >>
*) 저희에게 잘못한 사람을 저희가 용서했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 주님께서 저의 죄를 온전히 용서하시기 위해 목숨을 내어놓으신 것처럼, 저도 온전히 용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하옵소서. >>
*)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이끄시고, << 저희가 짐짓 죄와 유혹에 가까이 다가서는 일이 없게 하옵소서. >>
*) 죄악을 저지르지 않게 하소서. << 더 나아가 죄악을 미워하게 하시고, 죄의 회상도, 연상도, 계획도 말게 하옵소서. >>
———-
무슨 뜻에서 이렇게 기도문을 부풀리웠는지 이해하셨으면, 이렇게 기도 안 드리셔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해가 잘 안 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 동안은 저의 제안을 받아들여 주셔서 부풀린 주기도를 사용하시기를 권합니다.
기도하고 나서, 하나님께서 수행하실 일만 남아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저희 기도자들도 생활 속에서 기도를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사용하던, ‘기도가 근로이고, 근로가 기도이다.’ 라는 구호가 모든 기도자들의 구호가 되시기 바랍니다.
<기도> 사랑의 주 예수님, 저희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가 참으로 근본적이고 자상하셔서 감사드립니다. 비오니, 저희 기도가 말로만 드리지 말고, 저희의 생활로 드리는 기도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