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내 짐”의 무게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복음 } 마테오 복음서 11장 28-30절 …..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이들은 모두 나에게 오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안식을 주겠소.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우시오. [30] 정녕 내 멍에는 편안하고 내 짐은 가볍습니다.”

* = * 으뜸 제자 베드로의 짐이 가벼웠습니까?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오순절날 군중 앞에서 설교를 한 베드로는 초대교회를 대표하는 큰 책임을 지고, 헤롯 아그립바에게 체포되었다가 하나님의 천사의 도움을 받아 탈옥했으며, 말년에 로마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처형당했습니다. 결코 짐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도 바울의 짐은 어떠했습니까? 안티옥 교회의 파송으로 소아시아와 유럽을 향한 3차에 걸친 선교여행을 했고, 예루살렘 여행시에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되었지만, 바울의 요청으로 로마 황제의 재판을 받으러 로마로 압송됩니다.

그가 진 멍에가 얼마나 특별했던가는 바울 자신이 고린도후서 11장 23-27절에서 실토하고 있습니다.

이 두 사도 뿐이겠습니까? 수많은 순교자들의 일대기를 보면, 결코 가벼운 짐을 진 이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어떻게 “정녕 내 멍에는 편안하고 내 짐은 가볍다.” (본문 30절) 라고 말씀하셨단 말입니까?

주님께서 성도들에게 메워 주시는 짐은, 세속의 저울로는 그 무게를 측량할 수가 없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말할 수 없이 무거운 짐이지만, 주님이 함께 멍에를 져 주시므로 무게를 느낄 수 없는 신비로운 짐인 것이지요. 더구나 그 짐을 잘 감당한 이에게는 보상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상급입니다.

“고생과 수고가 다 지난 후, 광명한 천국에 편히 쉴 때, 주님을 모시고 나 살리니 영원히 빛나는 영광일세. … 은혜로 주 얼굴 뵈옵나니 지극한 영광 내 영광일세.” (찬송가 28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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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도 1과 } 로마서 12장 1-3절 …… [1]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내가 하나님의 자비에 힘입어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나님 마음을 즐겁게 하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드려야 할 합당한 예배입니다. [2]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을 변화하십시오. 그리하면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량한 것이고, 무엇이 하나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 * ‘산 제물’이라는 말은 구약시대에 성전에서 바친 수많은 ‘죽는 제물’에 상대적인 어휘입니다. 모든 제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드리신 제사로 종결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산 제물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산 제물’이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위하여 시간을 바치고, 재산을 바치고, 땀의 수고와 눈물의 기도, 그리고 자신을 바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 오늘, 일생을 하나님께 ‘산 제물’로 바친 두 여성을 기념합니다.

( 1 ) 엘리자벳 캐터린 퍼라드(Elizabeth Catherine Ferard, 영국성공회 첫 여성부제, ? – 1883) 는 런던교구 소속으로 테이트(Tait) 주교의 명을 받들어, 독일 라인강변의 카이저베르트에서 그곳 여성부제들과 더불어 극빈자 구호활동과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교육에 일생을 바친 부제였습니다.

( 2 ) 엘리자벳 어브 헷세-다름슈타트(Elizabeth of Hesse-Darmstadt, 1864 – 1918) 는 러시아의 짜르(Tsar, 황제 니콜라스 2세)의 다섯째 아들 세르게이와 결혼하고, 남편이 암살 당하여 죽자, 모든 유산을 팔아 모스코바에서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을 열고, 이를 자선사업기관으로 발전시키면서, 온 생애를 바쳤습니다. 그는 러시아정교회 소속 신자로, 1917년 혁명 당시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부상병들을 신앙적 박애정신으로 돌보는 병원을 운영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 1918년 7월 수녀들과 모든 병원 직원이 체포되었고, 오늘(18일) 엘리자벳과 황실의 친족들이 함께 살해 당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산 제물’의 삶은 믿음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저희의 믿음을 북돋우사, 주님과 더불어 ‘한 멍에’를 메는 영광을 입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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