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6주일, 성경 본문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구약 } 사무엘하 7장 4-6, 10-11, 13절 …… [4] 그 날 밤, 야훼의 말씀이 나단에게 내렸다. [5] “너는 나의 종 다윗에게 가서 나 야훼의 말이라 하고 이렇게 일러라. ‘내가 살 집을 네가 짓겠다는 말이냐? [6] 나는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내던 때부터 지금까지 천막을 치고 옮겨 다녔고 집 안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 [10] 또 나는 내 백성 이스라엘이 머무를 곳을 정해 주어 그 곳에 뿌리를 박고 전처럼 악한들에게 억압당하는 일이 없이 안심하고 살게 하리라. [11] 지난날 내가 위정자들을 시켜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게 하던 때와는 달리 너희를 모든 원수에게서 구해 내어 평안하게 하리라. 나 야훼가 한 왕조를 일으켜 너희를 위대하게 만들어주리라. … [13] 나에게 집을 지어 바쳐 나의 이름을 빛낼 것이며, 나는 그의 나라를 영원히 든든하게 다지리라.’”
* = * 다윗은 하느님의 집 곧 성전을 하느님께 지어 바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다윗이 짓기를 바라지 않으셨습니다. 다윗의 아들이 왕위를 이은 다음에 지으라고 예언자 나단을 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심정은 아직 나라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상태에서 하느님의 성전을 짓는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당부하기를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처할 자리를 모두 정한 후에 성전을 지으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우리들의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자상하신 분이시며, 당신의 집을 우선적으로 마련하는 일에 대해서는 사양하시던 하느님이셨습니다. 도리어 우리들의 살림살이들이 먼저 안착하게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이 편안하게 되시기를 관심해 올리는 우리들이 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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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마르코 복음서 6장 30-33절 …… [30] 사도들이 돌아와서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예수께 낱낱이 보고하였다. [31]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 하고 말씀하셨다. 찾아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들은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예수의 일행은 배를 타고 따로 한적한 곳을 찾아 떠났다. [33] 그런데 사람들은 그 일행이 떠나는 것을 보고 그들이 예수의 일행이라는 것을 알고는 여러 동네에서 모두 달려나와 육로로 해서 그들을 앞질러 그 곳에 갔다.
* = * 7월 하순부터는 여름 더위가 한창인 계절입니다. 그래서 학교들은 방학을 하고, 직장들은 휴가 순번을 짭니다.
오늘의 복음본문을 매해 이 즈음에 꼭 읽게 되는데, 이 본문에 ‘한적한 곳’을 찾아 쉬시러 떠나던 예수님 일행의 모습이 서술되어 있어서 채택된 듯합니다.
여러분도 다소 시원하고 한적한 곳을 찾아, 건강에도 유익하고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휴식기간을 가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젠 사람들이 안 가는 데 없이 다녀서, ‘한적한 곳’이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디나 사람들이 붐비고, 좀 쉴 만한 곳에도 돈벌이들의 선점으로 ‘어디도 한적한 곳이 없는 지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하기야, 내 마음만 한적하다면 어디든 한적한 것 아니겠습니까? 뒤숭숭한 내 마음을 먼저 정돈하는 것이 휴식의 우선적인 조건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한적한 곳을 찾으신 것은 쉬시기 위함보다 기도의 시간을 가지시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이른 새벽이면 예수님 혼자서 한적한 곳을 찾아 기도하셨습니다.
여러분, 이 여름에 어느 곳으로 피서를 하시든, 그곳에서 하느님과 밀도 있는 소통의 시간을 가지기를 권합니다. 신앙의 좋은 본을 남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휴가지에서 기도하면서 하느님과의 친밀한 만남과 사역의 새로운 전환을 분부 받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복된 휴가철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 어지신 주 하느님,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이 먼저 편안하시기를 빕니다. 하느님을 쉬시지 못하게 했던 저희의 그릇된 삶을 고치고, 하느님과의 복된 소통을 갖는 휴가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