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7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구약 } 열왕기하 4장 42-44절 ….. [42] 어떤 사람이 바알살리사에서 왔다. 그는 맏물로 만든 보리떡 스무 개와 햇곡식 이삭을 하느님의 사람에게 가져왔다. 엘리사는 그것을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먹이라고 하였다. [43] 그러나 그의 제자가 “어떻게 이것을 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엘리사가 다시 말하였다. “이 사람들이 먹도록 나누어주어라. 야훼께서 이들이 먹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44] 그리하여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니, 과연 야훼께서 말씀하신대로 그들이 먹고도 남았다.
* = * 지금은 우리나라가 먹을 것이 남아돌게 되었지만, 약 60년 전만 해도 먹거리가 귀했습니다. 그때 살았던 사람들 가운데는, 식량이 없어서 굶는다는 것이 뭔지를 아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장정 백 여 명이 생산적인 노동은 없이, 날이면 날마다 선지자 엘리사와 더불어 기도생활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양식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햇곡식으로 떡을 만들어 온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일동은 그 적은 분량의 음식으로, ‘함께 나누는 동안에’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도 남았습니다.
같은 장(왕하 4:1-7)에 나오는 또 하나의 기적 이야기, 곧 두 아들을 둔 홀로 된 여인에게 식용유 샘의 기적을 베풀어, 빚도 갚고 생계도 마련하게 해 준 엘리사의 신령한 기적 이야기와 함께, 하느님께서 살아서 역사하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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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요한복음 6장 8-11절 …. [8] 제자 중의 하나이며 시몬 베드로의 동생인 안드레아는 [9] “여기 웬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습니다마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되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10] 예수께서 그들에게 “사람들을 모두 앉혀라.” 하고 분부하셨다. 마침 그 곳에는 풀이 많았는데 거기에 앉은 사람은 남자만 약 오천 명이나 되었다. [11] 그 때 예수께서는 손에 빵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거기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달라는 대로 나누어주시고 다시 물고기도 그와 같이 하여 나누어주셨다.
* = * 장정만 오천 명이었다면, 모였던 무리는 1만 명이 넘는 큰 군중이었습니다. 이들을 어린이 한 명의 점심 도시락을 가지고, ‘함께 나누자’ 며 앉으라고 하신 예수님이야말로 창조주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가 도저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능력의 기준으로 판단할 때에는, 이해가 되지 않을 수 밖에요. 하지만 창조주의 권능의 차원에서 보면, 하나도 의심스러울 것이 없습니다.
1951년 1월 서귀포에 도착한 피난민 3천여 명은, 그후 약 2년간 아무 벌이도 없이, 그곳에서 한 끼도 굶지 않고 살았습니다. 제가 그 3천 명 중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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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에페소서 3장 16, 18-20절 ….. [16] 넘쳐 흐르는 영광의 아버지께서 성령으로 여러분의 힘을 돋우어 내적 인간으로 굳세게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 [18] 모든 성도들과 함께 하느님의 신비가 얼마나 넓고 길고 높고 깊은지를 깨달아 알고 [19] 인간의 모든 지식을 초월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20]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힘차게 활동하시면서 우리가 바라거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베풀어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 = * “하느님께서는 … 우리가 바라거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베풀어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20절 하) 위의 구약 본문이나, 복음 본문에서는 육신의 양식을 풍성하게 베푸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페소서 말씀은 영적인 양식을 공급 받는 일에 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마 6:33) 라는 가난의 고차원적 해결책을 부연하시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집중해서 추구하는 것이 ‘하느님의 나라’ 일 때에는, 다른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베푸실 것이라는 약속에 오늘도 감사를 드립니다. 말씀대로 저희가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의를 추구하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