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제일 높게 볼 것인가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복음 ] 루가복음 22장 24-27절 …… [24] 제자들 사이에서 누구를 제일 높게 볼 것이냐는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시고 [25]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의 왕들은 강제로 백성을 다스린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백성의 은인으로 행세한다. [26]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된다. 오히려 너희 중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제일 낮은 사람처럼 처신해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처럼 처신해야 한다. [27] 식탁에 앉은 사람과 심부름하는 사람 중에 어느 편이 더 높은 사람이냐? 높은 사람은 식탁에 앉은 사람이 아니냐? 그러나 나는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여기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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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습관으로 식탁에 앉을 때에는 집주인이 좌상인 사람과 함께 상석에 앉고, 그 좌우편으로 좌중에서 신분이 높은 사람이 주인의 곁에 앉습니다. 그 다음 자리에 사회적 서열을 따라서 앉습니다.

그래서 식탁에 앉은 사람들의 자리를 보면 그의 사회적 신분의 높낮이를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은 3년간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숙식을 함께 했기 때문에 서열을 확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출신성분이 각각이어서, 쉽게 서열을 매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도 서열을 정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틈만 있으면, 식탁에 앉을 때, 어떤 서열로 앉을 것인지를 토의하곤 했습니다. 사회 경력을 따라서 순서를 매길 것인지, 나이 순서를 따라 매길 것인지, 하며 결론이 나지 않는 토론을 했습니다.

제자들 사이에 서열 쟁론이 치열한 것을 아시고, 예수님께서는 아주 불쾌해 하셨습니다. 무슨 서열 싸움을 그렇게 끊임없이 하느냐고 핀잔하시며, 서열 다툼을 모르는 어린이를 닮으라고, 어린이 하나를 품에 안으시며 교훈하시기도 했습니다.(막 9:33-37)

그래도 제자들의 서열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윗사람이 되고 싶으냐? 그렇다면 너희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라.” 그러면 진정 높은 사람의 자격이 있는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주일마다 교회에서 돌아올 때면, 광화문 로타리를 지나서 전철을 타고 돌아옵니다. 그때마다 로타리 북편에 우뚝 서 있는 충무공의 동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난중일기에 보면, 궁중의 문무백관들이 나라 걱정만 하고 있었지, 진정 이 강토를 지키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장에 나가 지휘를 하는 이충무공에게 온갖 누명을 씌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나라 위해 일신을 바친 충무공이야말로 이 금수강산을 홀로 지키신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동상 앞에 목례를 하고 지나곤 합니다.

지금 한 뙈기 땅을 가지고도 네 땅이다 내 땅이다 하며 싸움박질을 우리가 하고 있지만, 정녕 이 땅의 주인은 하나님 다음에는 충무공 어른입니다. 누가 이 강토를 지키기 위해 가장 많이 수고를 바쳤느냐를 보면, 이 땅의 주인이 누군지를 가릴 수 있지 않습니까?

저희 부모가 우리 칠남매를 낳아 기르셨습니다. 단연코 우리 가정의 주인은 아버지와 어머니입니다. 조금도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서열은 분명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 형제들을 보살피기 위해 자신의 청운의 꿈은 모두 접었던 맏형, 이렇게 서열이 분명해집니다.

섬기는 자로, 주님을 닮아 가십시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가 항상 우월감에 사로잡힙니다. 그런 허망한 욕심은 버리고, 오히려 섬기며 살라 하신 교훈은 진리입니다. 저희가 세상 살면서, 힘써 섬기는 자세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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