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복음 } 마태복음 25장 24-28절 … [24] 그런데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와서 ‘주인님, 저는 주인께서 심지 않은 데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시는 무서운 분이신 줄을 알고 있었습니다. [25]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저는 주인님의 돈을 가지고 가서 땅에 묻어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 그 돈이 그대로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6] 그러자 주인은 그 종에게 호통을 쳤다. ‘너야말로 악하고 게으른 종이다. 내가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는 사람인 줄로 알고 있었다면 [27] 내 돈을 돈 쓸 사람에게 꾸어주었다가 내가 돌아올 때에 그 돈에 이자를 붙여서 돌려주어야 할 것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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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산천초목들이 장미의 빼어난 미모와 매혹적인 향기만 부러워하면서, 자신들의 그윽한 맵시와 은은한 향기들은 별것아닌 듯이 여긴다면, 그 얼마나 슬픈 세상이 되겠습니까? 아마도 제일 속상하실 분은 하느님이실 것입니다.
수풀 속의 모든 동물들이, 자기 자신의 생김생김에는 자부심이 없이, ‘어흥’ 하고 기염을 토하면 백 가지 동물들이 모두 다 벌벌 떠는 사자만 부러워한다면, 그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 되겠습니까? ‘먹이사슬’ 이라는 것이 있어서, 사자도 벌벌 떠는 때가 있게 마련입니다.
인간에게는 무궁무진한 달란트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미모가, 어떤 사람은 체력이, 어떤 사람은 재력, 기술, 지식, 그리고 경험이 남달라서, 그것 가지고 한 세상 나름대로 뽐내면서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앞 못보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두고, 누구의 죄로 그런 장애를 가진 것이냐고 우리 예수님께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누구 탓이라는 관점에서 보시지 않고,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이루기 위해서”(요한 9:3)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심지어 장애 마저도 달란트의 일종으로 보신 우리 주님의 관점을 생각하면, 세상에 달란트 아닌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들의 가난도, 질병도, 위기도, 재난도 모두 다 달란트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이미 베푸신 달란트가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저는, 손이 하나고 발이 하나인 ‘레나 마리아’ 라는 여자가수의 음악회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이 등장하기 전에, 저는 앉을 자리가 없어서, 그냥 집으로 갈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등장하면서 저는 얼마나 부끄러운지 말로 다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분은 그런 불편한 몸으로 한 시간 반 동안 꼿꼿하게 서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가 부른 노래 가운데는 “어메이징 그레이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 노래도 있었습니다.
날마다 불평을 해도 모자랄 그런 몸을 가지고, 하느님께 감사의 찬양을 부르러 온 세계를 쏘다니고 있는 그 분의 모습 앞에 저는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와 인터넷 자료를 뒤져 그분의 생애에 관한 자료를 읽어 보았습니다. 그가 어렸을 적에 한 다리로 설 수 있게 될 때까지, 그의 어머니가 얼마나 애쓰고 기다려 줬는지 정말 기적같은 일생을 살았습니다. 심지어 장애자 올림픽에서 수영선수로 입상한 기록까지 가지고 있었고, 발가락으로 뜨게질, 바느질, 음식조리 등 못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세상에 달란트를 못받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 각자에게 허락하신 달란트를 인정하는 일로부터 시작해서, 그 달란트를 가지고 하느님의 크신 일을 이루는 일에 이르기까지 저희들을 축복하시는 은혜 앞에 감사와 찬양을 올립니다. 저희가 받은 달란트를 허비하지 말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