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에 구원이 있다, 순종하면..

<연중 22주일, 말씀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구약 } 신명기 4장 6-8절 …. [6] 너희는 그것들을 성심껏 지켜야 한다. 그것을 보고 다른 민족들이 너희가 지혜 있고 슬기롭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이 모든 규정을 듣고, ‘정녕 지혜 있고 슬기로운 백성은 이 위대한 민족밖에 없다.’ 고 할 것이다. [7] 우리 하느님 야훼께서는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주시는 분이시다. 그처럼 가까이 계셔주시는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어디 또 있겠느냐? [8]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선포하는 이 모든 법만큼 바른 규정과 법규를 가진 위대한 민족이 어디 또 있겠느냐?

* = * 저는 35세 때에 성경을 읽다가 회심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옛날 유대인들의 신화집 같은 책이라며, ‘멀리할수록 좋은 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먼지가 가득 앉은 성경책을 꺼내서, 이 책을 ‘생명의 말씀’ 이라며 읽고 있는 사람들을 조롱하려는 의도로, 단순히 심심풀이로 읽기 시작했던 것이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까지 읽고 있었습니다.

레위기는 그냥 율법을 나열한 책인데, 그 율법 속에서 하느님의 마음을 읽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때 제 느낌에, 하느님께서 율법을 제정하신 것은 인간을 옥죄기 위해서가 아니고, 인간을 평안하게 살게 하시기 위해서, 마치 우리들 집에 튼튼한 울타리를 쳐 주시고 그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살도록 하신, 고마운 장치인 것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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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야고보서 1장 21, 25절 ….. [21] 그러므로 모든 더러운 것과 온갖 악한 행실을 버리고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마음속에 심으신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 말씀에는 여러분을 구원할 능력이 있습니다. … [25] 그러나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 완전한 법을 잘 살피고 꾸준히 지켜 나가는 사람은 그것을 듣고 곧 잊어버리는 일이 없으며 들은 것을 실천에 옮깁니다. 이렇게 실천함으로써 그 사람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

* = * 세상 만물을 지으신 하느님께서 목적 없이 세상을 만드시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하느님을 닮아서 영혼이 있는 존재로 인간을 지으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귀한 목적을 품고 살라고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인류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 말씀 속에 우리는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을 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구원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말씀을 떠나 살면 죽음으로 가지만, 말씀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생명의 길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믿음이 우리를 구원으로 인도하는 것’이라는 중대한 명제 때문에, 실천을 강조하는 야고보서는 한때, 정경 바깥으로 밀려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있기 때문에 실천을 하는 것이고, 실천으로 믿음이 있는 사람임이 증명됩니다. 그러므로 실천은, 믿음을 가졌다는 실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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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마르코 복음서 7장 14-15, 21-23절 …. [14] 예수께서 다시 사람들을 불러모으시고 이렇게 가르치셨다. “너희는 내 말을 새겨들어라. [15] 무엇이든지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도리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 [21] “안에서 나오는 것은 곧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음행, 도둑질, 살인, [22]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 [23] 이런 악한 것들은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 = * 옛날 희랍 철학자들 가운데 영지주의자들(Gnostics)은, 영혼과 육신이 합하여 인간이 되었는데, 영혼은 하늘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때가 묻을 리도 없고, 상처를 받지도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육신은 땅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땅의 습속을 따라서 자유롭게 살아도, 그저 죽은 후에 육신은 훌훌 벗어던지면 되는 것이니까, 육신이 타락했더라도 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육신이 죄를 지으면, 육신 혼자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육신을 주장하고 있는 영혼이 하느님을 떠나 살게 되기 때문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혼의 지시 없이 육신 혼자 죄를 지을 수 없으므로, 육신이 행한 모든 일의 책임은 그 육신 속에 있는 영혼에게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속에서 나오는 온갖 악한 생각은 영혼에 병이 들어서, 곧 사탄의 유혹에 인간의 영혼이 놀아나기 때문에 생긴 일들입니다. 죄와 마귀와 정욕을 거절할 책임이 인간에게 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의 나약한 영혼이 성령의 손에 굳게 붙들려 있기를 간절히 빕니다. 그리하여 죄와, 마귀와, 정욕이 틈타지 못하게 하시며, 하느님의 백성으로 날마다 주님과 함께 승리하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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