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서신 } 고린토전서 2장 1-5절 ….. [1] 형제 여러분, 내가 여러분을 찾아갔을 때에 나는 유식한 말이나 지혜를 가지고 하느님의 그 심오한 진리를 전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2] 그것은 내가 여러분과 함께 지내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 특히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3] 사실 나는 여러분에게 갔을 때 약하였고 두려워서 몹시 떨었습니다. [4] 그리고 내가 말을 하거나 설교를 할 때에도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을 쓰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의 성령과 그의 능력만을 드러내려고 하였습니다. [5]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느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 복음 } 루가복음서 4장 22, 24-29절 …. [22] 사람들은 모두 예수를 칭찬하였고 그가 하시는 은총의 말씀에 탄복하며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수군거렸다. … [24]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실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25] 잘 들어라. 엘리야 시대에 삼 년 반 동안이나 하늘이 닫혀 비가 내리지 않고 온 나라에 심한 기근이 들었을 때 이스라엘에는 과부가 많았지만 [26] 하느님께서는 엘리야를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보내시지 않고 다만 시돈 지방 사렙다 마을에 사는 어떤 과부에게만 보내주셨다. [27] 또 예언자 엘리사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많은 나병환자가 살고 있었지만 그들은 단 한 사람도 고쳐주시지 않고 시리아 사람인 나아만 만을 깨끗하게 고쳐주셨다.” [28]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는 모두 화가 나서 [29] 들고일어나 예수를 동네 밖으로 끌어냈다. 그 동네는 산 위에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를 산 벼랑까지 끌고 가서 밀어 떨어뜨리려 하였다.
* == — == *
( 1 ) 예수님께서 가신 고국 고향이 어디십니까? 이스라엘? 노우. 그러면, 유다? 노우. 둘 다 아니면 어디란 말입니까?
예수님께서 가신 고국은 지구였습니다. 태초에 천지를 지으셨고, 지구가 자기 나라였으며, 나사렛은 정든 고향 마을일 뿐이었습니다.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주지 않았다.”(요 1:11) 고향에 가셨는데, 고향 사람들이 반색은 커녕 목숨을 뺏으려고 달려들었습니다.
정말 끔찍한 일이었군요. 오랫만에 고향에 찾아오신 메시아님을 반갑게 맞이해 드리기는 커녕 벼랑으로 몰고가서 밀쳐 떨어뜨려 죽이려 했다니요?
( 2 ) 예수님의 고국(지구) 사람들이 손님 푸대접하기를 일삼더니, 마침내 구세주로 오신 예수님을 골고다로 끌고가서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습니다.
그후로 우리 인류가, 구원의 하느님을 뵙기를 바랄 때에는, 하느님께서는 성전 지성소로 우리를 데려 가시지도 않고, 어느 그윽한 까페도 아니고, 골고다 언덕으로 우리를 데려 가십니다. 하느님께서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셨는지, 하느님께서 우리 인류를 위하여 마련하신 구원의 길이 열려졌던, 바로 십자가 사건의 현장이었던 그곳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십니다.
십자가를 쳐다보는 순간, 우리 인간들은 말을 잃습니다. 자기 잘났다고 거들거리던 사람일수록 할 말을 잃습니다. 십자가 앞에서는 ‘심오한 진리’를 논하던 입들도 다물어집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 앞에, 죄투성이인 우리 인간들의 처절한 진상을 밝은 거울 앞에 세우시듯 하시는 저 십자가 앞에서 저와 여러분은 모두 입을 다뭅니다.
( 3 ) 그래서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며, 마음 문이 닫혀버린 인류를 향하여 탄식하기를, 이제 전할 것은 ‘심오한 진리’가 아니라, 저와 여러분이 죽을 죽음을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다” 고 선언했던 것입니다.
<기도> 십자가로 가까이 나를 이끄시고, 거기 흘린 보혈로 정케 하옵소서. 주 하느님, 하느님을 뵈올 곳이 골고다 언덕, 뵙기에 흉해도, 하느님의 자비하신 사랑이 나타났던 그곳으로 인도하심을 감사드립니다. 그 구원의 십자가 앞에서 저희가 늘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