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은혜로 복음을 전하자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만도 성시 } 시편 42편 1-3, 5절 ….. [1] 암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하느님, 이 몸은 애타게 당신을 찾습니다. [2] 하느님, 생명을 주시는 나의 하느님, 당신이 그리워 목이 탑니다. 언제나 임 계신 데 이르러 당신의 얼굴을 뵈오리이까? [3] “네 하느님이 어찌 되었느냐?” 비웃는 소리를 날마다 들으며 밤낮으로 흘리는 눈물, 이것이 나의 양식입니다. … [5] 어찌하여 내가 이토록 낙심하는가? 어찌하여 이토록 불안해 하는가? 하느님을 기다리리라. 나를 구해 주신 분, 나의 하느님, 나는 그를 찬양하리라.

{ 만도 2과 } 요한 복음서 10장 10-15절 …. [10] “…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왔다.” [11] “나는 착한 목자이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12] 목자가 아닌 삯꾼은 양들이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도망쳐 버린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가고 양떼는 뿔뿔이 흩어져버린다. [13]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14] 나는 착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도 나를 안다. [15] 이것은 마치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내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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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오래 전, 미국에서 홀로 사시던 어머니께서 친구분들과 함께 성지순례를 다녀 오셨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틴 땅은 너무도 경계가 삼엄한 때여서 들어가 보지 못하고, 다만 시내산과 이집트의 피라밋만 보고 오셨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들려 주신 이야기들은 주로 광야를 거닐며 보고 오신 양떼들의 풀 뜯는 정경이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봐도, 가까이 가서 봐도, 양떼들은 온종일 고개를 수그리고 머리를 땅에 꽂고 있는 형세라는 것이었습니다. 뭘 뜯을 것이 저렇게 많아서 땅에다 머리를 꽂고 있는 것인가, 하도 궁금해서 양떼들 곁에까지 가서 보니, 풀이 전혀 보이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다만 광야의 돌을 이리 저리 굴리며 혹시라도 뜯을 풀이 있을까 해서 뒤적이느라 그렇게 머리를 땅에 박고, 온종일 고개를 들지 않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보기에 참으로 측은했다고 하셨습니다.

몇 차례나 반복하시는 똑같은 말씀에, 저는 이윽고 저 나름의 하나의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배시간이 다 되어, 교회로 모이고 있는 남녀 교우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시사철 별 감동없는 저의 설교를, 그래도 오늘은 좀 자양있는 영혼의 양식을 먹을 수 있을까 하여 교회 언덕을 올라오고 계신 성도들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 보았던 것입니다.

그분들이 오늘도 또 광야의 돌멩이만 뒤적거리다가 풀 한 포기 뜯지못한 채, 건조하기 그지없는 자갈만 핥다가 교회언덕을 내려가면 어쩌나, 어떤 이들은 맥없이 두 다리를 후들거리며,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제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진정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다.” 내가 좀 말씀을 부여안고 씨름을 했던들, 저렇게 맥없이 교회를 내려가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을..

( 2 ) 알렌 프란시스 가디너(Allen Francis Gardiner, 1794 – 1851)는 영국 해군에 종사하던 군인이었습니다. 1826년에 예편하고 신앙생활에 힘썼는데, 1834년에 사랑하던 아내와 사별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한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 개척복음 사역에 여생을 보내겠다는 결심이었습니다.

아프리카 줄루족이 사는 악어강 유역에 가서 개척전도를 시작했습니다. 그의 전도의 결과, 덜반(Durban)이라는 한 새로운 도시가 탄생했습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는 남미로 가서 개척선교를 시작했습니다. 남미의 원주민선교 가능성을 점검하면서, 그는 1844년 다른 일곱 명의 선교사들과 함께 ‘남미선교회’를 조직했습니다.

한창 일할 나이인 57세, 즉 1851년 8월 7일, 겨울 날, 추위와 배고픔과 갈증과 과로로 티에라델휘고에서 그만 쓰러져 별세했습니다. 복음전도의 열정을 불태우다, 목숨을 잃고 말았던 것입니다.

<기도> 주 하느님, 복음을 위해 온 마음과 몸을 기울인 가디너 선교사를 통하여 아프리카와 남미의 영혼들이 구원의 소식을 듣게 되었음을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저희의 손이 미치는 곳에 구원의 복음을 전할 열심을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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