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만도2과 } 요한 복음서 11장 1 – – – 44절 … [1] 마리아와 마르타 자매가 사는 베다니아 동네에 라자로라는 병자가 있었다. [2] 앓고 있는 라자로는 마리아의 오빠였다.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붓고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닦아드린 적이 있는 여자였다. [3] 마리아와 마르타는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주님,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가 앓고 있습니다.” 하고 전했다. … [6] 그러나 라자로가 앓는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도 계시던 곳에서 더 머무르시다가 이틀이 지난 뒤에야 [7] 제자들에게 “유다로 돌아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8] 제자들이 “선생님, 얼마 전만 해도 유다인들이 선생님을 돌로 치려고 하였는데 그 곳으로 다시 가시겠습니까?” 하고 걱정하자 …[14] 그래서 예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다. “라자로는 죽었다. …”
* = * 예수님께서는 늘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셨습니다. 즉 자기 자신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선언이셨던 것입니다. 이것 때문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신성모독을 한다’고 정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전 장인 10장 39-40절에 보면, 예수님에 대하여 살기등등한 예루살렘 유다인들을 피하여 “요르단강 건너편으로 가시어 거기에 머물러 계셨다” 고 했습니다. 하지만 요르단강 건너편 어딘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예루살렘에서 2 km 밖에 되지 않는 베다니에서 지금 라자로가 죽어간다는 소식은, 라자로와 ‘절친’인 예수님께는 갈등을 일으킬 소식이었습니다. 그곳에 가려면 죽을 각오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만약 베다니로 갔다가는 다시 유다인들에게 봉변을 당할 것이라고 크게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제자 도마가 “우리도 함께 가서 그(주님)와 생사를 같이합시다.” 했던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 [17] 예수께서 그 곳에 이르러 보니 라자로가 무덤에 묻힌 지 이미 나흘이나 지난 뒤였다. … [19] 마르타는 예수께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 [25] 예수께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26]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하고 물으셨다. … [32] 마리아는 예수께서 계신 곳에 찾아가 뵙고 그 앞에 엎드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 [34] “그를 어디에 묻었느냐?” 하고 예수께서 물으시자 그들이 “주님, 오셔서 보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35] 예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 …. [41] 사람들이 돌을 치웠다. 예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이렇게 기도하였다. “아버지, 제 청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2] … 그러나 이제 ..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주셨다는 것을 믿게 하려고 이 말을 합니다.” [43] 말씀을 마치시고, “라자로야, 나오너라.” 하시고 큰소리로 외치시자, [44] 죽었던 사람이 밖으로 나왔는데 손발은 베로 묶여 있었고 얼굴은 수건으로 감겨 있었다.
* = * 예수님께서는 영원을 사시는 분이십니다. 영원한 세계, 곧 하늘나라로부터 이 세상에 내려오신 분이셨습니다. 그분의 눈에는, 길게 살아봤자 짧은 7, 80 년을 사는 인생들이 ‘하루살이’ 사고방식을 가지고 세상을 살고 있는 것에 마음이 답답하셨습니다.
‘죽으면 끝이다.’ 이 제약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세속권세 앞에 굴종하며 목숨을 부지하려 애쓰는 인생들, ‘말 안 들으면 죽인다’고 호통을 치는 불법한 지배자들 앞에서, 정의도, 진실도, 사명감도, 의리마저 포기하며 살고 있는 인생들, 영원한 나라의 꿈은 꿀 생각도 못하는 인생들을 보며, 속이 타셨습니다.
인간의 선조 아담이 태초의 날에 두고 온 본향을, 그의 후예들로서 온전히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사랑하시던 라자로에게도 그의 누이들 마르타와 마리아에게도, 영원한 나라의 비밀을 제발 믿어 주기를 바라셨던 예수님께서, ‘영원한 삶으로의 초대’를 하시며, 온 세상의 ‘아담의 후예들’에게 이 일이 알려지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생사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기적을 라자로에게 베푸셨던 것입니다.
<기도> 영원하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저희 인생들에게 영원한 나라의 비밀을 알려 주시고, 또 그 나라에서 ‘함께 영원을 살도록’ 초대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립니다. 저희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영원한 가치인 사랑과, 의와, 거룩과, 진리로, 지금부터 영원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