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본질이 본질의 길을 막는다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만도1과 } 사도행전 15장 1 – – -12절 …. [1] 그 무렵 유다에서 몇몇 사람이 안티오키아에 내려와 교우들에게 모세의 율법이 명하는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가르치고 있었다. [2] 그래서 바울로와 바르나바 두 사도와 그들 사이에 격렬한 의견 충돌과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다가 결국 교회는 바울로와 바르나바와 몇몇 신도들을 예루살렘에 보내서 다른 사도들과 원로들에게 이 문제를 의논하게 하였다. …

[4] 예루살렘에 도착한 그들은 사도들과 원로들을 비롯한 온 교회의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그들을 도와 이루어주신 일들을 모두 보고하였다. [5] 그런데 바리사이파에 속했다가 신도가 된 사람 몇이 나서서 “이방인들에게도 할례를 주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도록 일러주어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 사도들과 원로들은 이 문제를 검토하려고 회의를 열었다.

[7] 오랜 토론 끝에 베드로가 일어나서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 [8] …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그들에게도 내리셔서 우리와 똑같이 인정해 주셨습니다. … [10] 그런데 지금 여러분은 왜 우리의 조상들이나 우리가 다 감당하지 못했던 멍에를 그 신도들의 목에 메워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간섭하려 드는 것입니까? [11] 그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구원받은 것도 주 예수의 은총으로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12] 이 말을 듣고 온 회중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바르나바와 바울로가 하느님께서 자기들을 통하여 이방인들 가운데서 행하신 여러 가지 기적과 놀라운 일들에 대하여 보고하는 것을 들었다.

* = * 제가 성직 초년만 해도, 신자들의 장례절차에 요긴한 일들을 선배 성직자들에게 교육 받으면서, 별별 것들을 다 배웠습니다. 염은 어떻게 해야 한다든지, 입관할 때 뭐는 넣고, 뭐는 넣으면 안 된다든지, 칠성판의 용도가 뭔지, 무슨 이유에서 그런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지도 모르면서, 꼭 해야 한다니까, 그런 관습들을 배우고 있었던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미신적인 요소들까지 그것이 본질인 것처럼 배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 지금 생각해 보면 한심한 일들이었습니다.

기독교 역사를 보면, 본질(구원에 결정적으로 상관이 있는 사항)이 비본질(구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들)에 의해 방해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것을 우리는 봅니다.

오늘의 본문에서, 바로 그런 일이 초대교회에서 있었던 것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이론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행 15:1)

할례는 유다인들이 조상 대대로 지켜오던 포경수술의 관습이었습니다. 그것은 아브라함 때부터 시작하여, 아브라함의 혈족들과 그들의 집에서 일하는 종들, 심지어 외국인 종들에게까지도 행했던 예식이었습니다. 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 사이에 맺은 계약의 표시로 행했던 일입니다. (창세기 17장)

그런 관습이 구원을 받는 데에도 요긴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사도 바울로는 극단적인 질타를 한 일이 있었습니다. “할례를 주장하여 여러분을 선동하는 자들은 그 지체를 아예 잘라버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갈라디아 5장 12절)

<기도>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대속하신 은총을 힘입어 구원 받기를 바라서 하느님께로 오는 모든 사람들을 용납하여 주시는 주 하느님, 저희가 회개와 믿음으로 구원 받는 것 이외에 군더더기를 붙이지 말게 하옵소서. 온전한 회개와 온전한 믿음을 반기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깨닫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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