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름받은 자의 마음가짐

<추계재. 성직후보자와 수도자의 성소를 위해 기도하는 날>

……………… (신복룡 신구약전서)

{ 복음 } 마테오 복음서 8장 18-22절 ….. [18] 예수께서 둘러선 군중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 지시하셨다. [19] 그때 한 율법학자가 다가와 예수께 말했다. “선생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선생님을 따르겠습니다.” [20] 그러자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오.” [21] 예수의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말했다.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22] 그러자 예수께서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나를 따르시오. 죽은 이들의 시체는 죽은 이들이 묻도록 하시오.”

* = * 성직은, 누구도 의식주의 보장을 해 주지 않는 직책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그 어떤 일보다도 ‘화급하며 요긴한 일’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부족한 저의 경험을 보더라도, 제가 1975년에 매월 1만 7천 원의 사례비를 받으면서 농촌교회의 전도사 일을 할 때부터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저희 가족의 생활을 보장해 주셨습니다. 숫자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가능하게 해 주셨습니다.(마 6:25-33 참조)

그러므로 성직은 ‘믿음으로 순종하고 뛰어들어야 하는’ 직분이지, 주도면밀하게 계산을 해 본 후에 접근하는 일반적인 직업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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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코린토스에 보낸 서간(2) 6장 8-10절 …. [8] … 우리가 속이는 무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진실합니다. [9] 우리가 인정을 받지 못하는 무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정을 받습니다. 죽어가는 무리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살아 있으며, 벌을 받는 무리처럼 보이지만 죽임을 겪지 않으며, [10] 슬퍼하는 무리처럼 보이지만 늘 기뻐하며, 가난한 무리처럼 보이지만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하며,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무리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 = * 이 본문은 사도 바울이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사람, 죽어가는 사람, 형벌을 받는 사람, 슬퍼하는 사람, 가난뱅이, 빈털터리’ 이런 복합적인 모습의 사람을 그릴 수 있나요? 피카소라면…?

겉으로만 보면 성직자(또는 수도자)들이 이렇게 초라하게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 사도 바울이 이 본문에서 단언하는 말씀입니다. 오히려 ‘가장 유명하며, 생기가 넘치고, 항상 기쁨에 차 있고, 부유하며, 못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성직자임을 자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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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약 } 이사야서 42장 6-9절 …… [6] 여호와인 내가 공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네 손을 붙잡아 주었다. 내가 너를 빚어 만들어 백성을 위한 계약이 되고 이방 민족의 빛이 되게 했으니 [7]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풀어주고,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주고자 함이다. [8] 나는 여호와, 이것이 나의 이름이다. 나는 내 영광을 남에게 돌리지 않고 내가 받을 찬양을 우상에게 돌리지 않는다. [9] 보라. 예전에 알려 준 일들이 이루어졌고 새로 일어날 일들은 이제 내가 알려 준다. 싹이 트기에 앞서 내가 너희에게 들려 준다.

* = *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옳은 길로 인도하시기 위하여, 택하신 사람들을 성직자로 세우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내시고, 심지어 이방인들(무신론자, 우상 섬기는 자, 인본주의자, 공산주의자)에 의해 포로생활을 하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해방시키시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맡은 성직자들을 속된 생활에 골몰하도록 놓아 두실 리가 없습니다. 오로지 “순결과, 지식과, 인내와, 친절과, 성령의 감화와, 거짓없는 사랑과, 진리의 말씀과, 하느님의 능력으로 일하도록”(고후 6:6-7) 인도하십니다.

<기도> 주 하나님, 혼란하고 위협이 많은 이 시대에, 성직을 맡은 이들을 거룩하고, 경건하며, 투철한 사명감으로 성령의 인도하심만 바라는 심령을 주시어, 하나님의 백성들이 목자 되신 주님의 음성을 듣고 따라갈 수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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