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한 분들은 승리자들!

<모든 한국의 순교자의 날,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구약 } 스파니아서 3장 17-19절 …. [17] 여호와가 승리의 용사처럼 네 가운데 있다. 그가 저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도다. 여호와는 사랑으로 너를 새롭게 해주고 너로 말미암아 환성을 올리며 기뻐하리라. [18] 축제의 날처럼 그렇게 하리라. 나는 너에게서 불행을 치워 버려 네가 모욕을 짊어지지 않게 하리라. [19] 그때 너를 억누르는 무리를 내가 모두 처치하리라. 나는 절뚝거리는 이들을 구원하고 흩어진 이들을 모으리라. 온 세상에서 그들의 수치를 칭송과 명성으로 바꾸어 주리라.

{ 서신 } 로마서 8장 35-39절 …. [35]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36] 이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저희는 온종일 주님 때문에 살해되며 도살될 양과 같습니다.”(시 44:23) [37]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38]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39]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그 어느 것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에게서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 복음 } 요한복음 12장 22- 26절 …. [22] 필립보가 안드레아에게 가서 말하고 안드레아와 필립보가 예수께 가서 말씀드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습니다. [24]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노니,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25]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버리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합니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오.”

* = * 저는 ‘한국인 순교자’를 생각할 때면, 고 배덕영 목사님을 누구보다 먼저 기억합니다. 그분은 제 아버지와 함께 평양성화신학교를 섬기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성화신학교는 북한에 하나 밖에 없는 감리교신학교였고, 배덕영 목사님은 그 학교 교장이었습니다. 수백 명 되는 신학교재학생들은 소위 ‘반동분자들’(김일성 정권에 항거하던 이들)이었고, 북한 당국은 이 학교를 폐교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폐교 처분을 받은 성화신학교는 1949년 12월 16일, 폐교기념행사로 헨델의 메시아 오라토리오 공연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비감한 마음으로 신학생들과의 그날 아침예배에서, 배 목사님은 사도행전 20장 25절(“너희가 다 내 얼굴을 보지 못할 줄 아노라”)을 가지고 설교했습니다. 장차에 일어날 일을 예견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날 저녁, 음악회를 마치고 어수선한 공연장(남산재교회)을 떠나 사택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사택이 있는 신학교와 정의여중 사이는 인적이 드문 언덕길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두어 명의 내무서원(경찰)으로 보이는 자들이 목사님을 불러 세웠습니다. 신학교 울타리 안에 사택이 있었으므로 그의 따님이 담장 너머에서 들려오는 실랑이를 하는 음성을 들었다고 회고합니다. 그런데 배 목사님의 음성이 “왜들 이러시오?” 라고 몇 차례 외치고 있었답니다.

짐작컨대는 내무서원들이 배 목사님에게 상당한 실력행사를 하고 있었던 듯했습니다. 그리고는 어둠 속으로 연행됐던 것입니다.

어떤 이는, 두 손을 앞으로 묶인 배 목사가 인솔자와 함께 아오지 행 열차를 기다리는 것을 플랫폼에서 뵈었다고도 하지만, 정확한 행선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의 성격으로 보아, 순한 양처럼 포악한 내무서원들에게 끌려가 아오지탄광이든, 어느 강제노동수용소에서든, 한국전쟁 때에 인민군에 의해, 수감자에 대한 최후조치로 총살형을 당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아마도 그의 최후의 찬송은 그가 평소에 늘 즐겨 부르던 찬송,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고요한 중에 기다리니. 진흙과 같은 날 빚으사 주님의 형상 만드소서.” (찬송가 217장) 이었을 것입니다.(성화신학교 역사와 회고, 1946-1950-1998, 성화동문회 편찬, 참조)

이렇게 남몰래 연행되고 나서, 아무 소식이 없는 북한의 성도들은 십중팔구 순교했습니다. 이 학교의 학생들과 그의 가족들 20여 명이 순교당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주님의 이름으로 목숨을 바친 성도들은 모두 하늘나라에서 별처럼 빛날 줄 믿습니다. 저희가 하늘나라의 영복을 바라보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신실히 지키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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