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6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 개정판)
{ 구약 } 창세기 28장 10-14절 …. [10] 야곱은 브엘세바를 떠나 하란을 향하여 가다가 [11] 한 곳에 이르러 밤을 지내게 되었다. 해는 이미 서산으로 넘어간 뒤였다. 그는 그 곳에서 돌을 하나 주워 베개 삼고 그 자리에 누워 잠을 자다가 [12] 꿈을 꾸었다. 그는 꿈에 땅에서 하늘에 닿는 층계가 있고 그 층계를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13] 야훼께서 그의 옆에 나타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야훼, 네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요, 네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이다. 나는 네가 지금 누워 있는 이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리라. [14] 네 후손은 땅의 티끌만큼 불어나서 동서남북으로 널리 퍼질 것이다. 땅에 사는 모든 종족이 너와 네 후손의 덕을 입을 것이다.
* = * 구약성경에는 하늘나라 천사들이 하느님의 명을 받아 이 땅에 사는 인간들을 만나 준 이야기들이 곳곳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창세기 18장에 보면, 천사들이 아브라함을 찾아와 만납니다.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자식이 없던 때에 그들에게 득남할 것을 예고해 줍니다. 또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죄 많은 소돔 성에 살고 있을 때에 천사들이 그를 방문합니다. 이 이야기는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이렇듯이 천사들은 1) 하느님의 뜻을 인간들에게 알려주는 역할(눅 1:26-38의 예수 탄생예고 등), 2) 인간을 보호해 주는 역할(시편 91:11), 3) 하느님을 찬양하는 역할(이사야 6:3), 4) 영적 전쟁을 수행하는 역할(다니엘서 10장 등), 5) 하느님의 심판을 집행하는 역할(묵시록 8장) 등등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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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묵시록 12장 7-9절 …. [7] 그 때 하늘에서는 전쟁이 터졌습니다. 천사 미카엘이 자기 부하 천사들을 거느리고 그 용과 싸우게 된 것입니다. 그 용은 자기 부하들을 거느리고 맞서 싸웠지만 [8] 당해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는 그들이 발붙일 자리조차 없었습니다. [9] 그 큰 용은 악마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세계를 속여서 어지럽히던 늙은 뱀인데, 이제 그 놈은 땅으로 떨어졌고 그 부하들도 함께 떨어졌습니다.
* = * 구약시대에 비해서, 신약시대에는 천사들의 역할이 많이 줄었습니다. 천사들이 하느님께 불신을 당한 것도 아니었고, 천사들의 수가 줄어든 것도 아니었습니다.
신약성경에 보면, 예수님의 탄생이야기 속에 천사들의 역할이 갑자기 다양하고 활발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일대기 속에서는 천사의 역할이 갑자기 줄어들며, 특별히 사도행전 2장에서 보는 성령강림 사건이 있은 후에는 거의 전적으로 하느님의 영, 곧 성령께서 종래의 천사들이 하던 역할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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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요한 복음서 1장 48-51절 …. [48] 나타나엘이 예수께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 하고 물었다. “필립보가 너를 찾아가기 전에 네가 무화과 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시자 [49] 나타나엘은 “선생님,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50] 예수께서는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는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하시고 [51] “정말 잘 들어두어라. 너희는 하늘이 열려 있는 것과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의 아들 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 = * 기독교 2천 년 역사에서 천사가 인간사에 출현한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주후 6세기 이태리의 베네딕트가, 1224년에는 아씨씨의 후란시스가, 19세기에는 요한 보스코라는 이가 천사를 만난 일이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부활 승천하신 이후에, 천사에 의존하던 대부분의 영적 사역은, 인간 각자에게 내주하여 계시는 성령께서 이루시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성령의 인도하심에 열정적으로 순종하는 성도들은, 적어도 그들이 자기 생색을 내지 않는 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천사들로 인식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장차 우리가 하늘나라에 가면, 어느 천사들이 우리를 돕고 있었는지를 확연히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도우시려고 항상 우리들 안에 내주하여 계시는 성령님 이상으로 우리를 도우실 분은 세상에 없습니다.
또한 우리들 자신이, 그 옛날 토비아(외경 토비트서에 나오는 토비트의 아들)를 철저히 돕던 천사 라파엘처럼 우리의 이웃을 위한 천사들로 살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기도> 주 하느님, 저희를 도우사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여 구원의 은총을 입게 하시며, 저희도 저희의 이웃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천사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