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의 귀감인 제롬의 생애

<제롬 기념일,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구약 } 욥기 1장 20-22절 …. [20] 그러자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를 깎았다. 그리고 땅에 엎드려 말했다. [21]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 받으소서.” [22] 이 모든 일을 겪고도 욥은 죄를 짓지 않고 하나님께 부당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 성시 } 시편 17편 7-9절 …. [7] 주님의 놀라운 자애를 보여 주소서. 주님 오른쪽으로 피신하는 사람을 적군에게서 구원해 주시는 분이시여! [8] 주님의 눈동자처럼 저를 보호하시고, 주님의 날개 밑에 저를 숨겨 주시고, [9] 억누르고 죽일듯이 에워싼 원수에게서 저를 지켜 주소서.

{ 복음 } 루카 복음서 9장 49-50절 …. [49] 요한이 예수께 말했다. “선생님, 어떤 사람이 선생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와 함께 선생님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아 보려고 했습니다.” [50] 그러자 예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막지 마시오. 여러분을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여러분을 지지하는 사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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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Jerome, 342? – 420)의 이름은 라틴어로 ‘유세비우스 히에로니무스’(Eusebius Hieronymus)라고도 하고, 또 ‘예로니모’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는 발칸 반도의 서부 아드리아틱해안 달마티아 지방의 스트리도(Strido)라는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기독교인이 되었고, 일찍이 로마로 가서 공부도 하며, 세례도 받았습니다.

그는 수도자가 되기를 바랐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꿈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섰는데, 제롬이 그리스도에는 관심이 없고 고전에만 심취하고 있는 점에 대해 하나님께서 유죄선언을 하셨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제롬은 정신을 차렸습니다.

( 1 ) 그후 그는 성경을 똑바로 읽기 위하여, 구약의 히브리어를 배우려고 안디옥 근방 사막지대에 은거하던 유대인 기독교인들을 찾아갔습니다. 또 신약의 희랍어는 누구보다 제롬이 유창했기 때문에, 성서를 라틴어로 번역하는 일에 착수해서 404년에 완성했습니다.

이 성경을 ‘벌게잇성경’(영 Vulgate, 라 Vulgata)이라고 일컫는데, 로마가톨릭교회는 제롬의 이 ‘벌게잇성경’을 정경으로 정하고 모든 나라의 공기도에서 라틴어 성경인 이 성경만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본래 제롬이 이 성경을 ‘벌게잇’이라고 한 것은 ‘평민의’ ‘모든 이들이 읽을 수 있는’ 이라는 뜻으로 쓴 것인데, 각국의 교회가 자기들의 모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금지한 것은, 제롬의 취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결정이었습니다.

( 2 ) 제롬이 로마에 있을 때에, 교회여성들을 위한 경건교육과 성경교육의 기회를 열어, 여성차별의 악습을 로마에서부터 무너뜨려 가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교회 안팎의 저항을 크게 받아, 그는 동교회(콘스탄티노플)에 속한 베들레헴으로 가서 수도원을 시작했습니다.

수도원에서 그는 유대인 어린이들을 위한 희랍어와 라틴어 교육에 힘썼습니다. 이것은 후일에 성경교사가 될 사람들을 양성하려는 그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3 ) 그가 남긴 많은 저서들이 있지만, 394년에 한 청년사제에게 보냈던 짧은 편지 하나를 여기 요약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지여서 제목은 없었지만, ‘설교자의 자세’에 관한 글입니다.

ㄱ) 설교자는, 그가 ‘설교’에서 전하는 설교가, 평소 설교자 자신의 ‘생각’과 ‘생활’, 이 삼자가 일치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설교-생각-생활이 상호 모순을 일으킨다면 그런 설교는 백 번을 해도 허공을 칠 뿐입니다.

ㄴ) 설교를 듣는 청중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설교를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청중을 통곡하게 만드는 설교를 하십시오.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 가슴을 치고 회개하게 하는 설교를 해야 합니다.

ㄷ) 많은 교회들이 교회를 우람하게 짓고, 아름다운 대리석과 금과 보석으로 교회를 장식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교회에 와서 예수님께서 지신 십자가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기죽이는 현란한 교회치장을 하거나, 무학자들이 알아듣지 못할 고매한 언어만 나열하는 설교는 금물입니다.

ㄹ) 설교에는 네 가지 요소가 겸비되어야 합니다. 신중함, 정당함, 온건함, 용기, 이 요소들을 놓치면 안됩니다.

<기도> 주 하나님, 성경을 만민의 성경이 되게 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제롬을 교회에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저희들도 구원의 복음을 저희 이웃이 듣도록 마음을 쓰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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